아파트로 대체 상품 투자 수요 이동

<사진=연합>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생활숙박시설, 오피스텔 등 아파트 대체상품들의 수요가 급감하며 ‘마피’(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가보다 낮은 호가) 매물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난 정부 당시 아파트에 대한 집중 규제로 반사이익을 누렸던 해당 상품들의 매수세가 꺾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생활숙박시설과 오피스텔, 지식산업단지 등의 매물 시세가 급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서구 마곡동에 위치한 생활숙박시설인 '롯데캐슬 르웨스트'는 최근 전용면적 88㎡ 저층 매물이 분양가 대비 1억2000만원 가량 낮아진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해당 상품은 지난 2021년 분양 당시 청약통장과 무관하고 분양권 전매도 자유로워 평균 경쟁률이 657대 1이 달했고 분양 직후 1억원대의 프리미엄이 형성되는 등 많은 관심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현재 면적에 따라 최대 1억3천만원의 마피 상태로 매물이 크게 늘어난 상태다.

10월 입주를 앞둔 구로구 오피스텔 ‘힐스테이트 신도림역 센트럴’ 68A(전용 29㎡) 분양가는 현재 3000만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는 2020년 12월 분양 당시 평균 경쟁률 6.54 대 1을 기록하며 완판에 성공했으나 분위기가 반전됐다.

오피스텔도 실제 분양가보다 저렴한 분양권이 속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힐스테이트 청량리역' 전용면적 44㎡ 분양권 매물은 5억원 선에 나와 있다. 지난해 1억원의 웃돈 붙어 7억2000만원대를 형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2억원 가량 가격이 빠진 셈이다.

지식산업센터의 상황 역시 녹록치 않다. 지난달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아이에스비즈타워' 전용면적 187㎡형 사무실이 25억3000만원에 매매됐다. 지난해 7월 같은 면적이 28억8000만원에 매매된 것과 비교하면 3억원 넘게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아파트 대체 상품들은 지난 정부에서 아파트에 대해 집중 규제한 데 따른 반사이익으로 반짝 인기를 얻은 바 있다. 해당 상품들은 아파트와 비슷한 주거환경을 누릴 수 있고 분양가상한제와 청약에서도 거주지역에 제한을 받지 않는 등 규제에서 자유로워 거래가 늘어나고 청약 완판을 달성하는 등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최근 금리 인상 여파로 부동산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데다 올해 들어 세금, 대출을 포함한 아파트 규제가 대거 풀리자 대체제로써의 매력이 사라져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해당 상품들의 단점도 부각되고 있다. 생활형숙박시설의 경우 오피스텔로 용도 변경하지 않을 경우 수분양자들이 '이행강제금'을 내게 된다. 정부가 지난 2021년 공식적으로 금지하면서 실거주할 경우 오는 10월14일까지 오피스텔로 용도를 변경하게 했다. 이를 지키지 않고 주거용으로 사용하면 매년 매매시세의 10%를 이행강제금으로 지불하게 되면서 수요자들에게 외면 당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고금리 기조와 부동산 경기 위축이 이어지면서 투자 수요가 줄어들어 대체상품들의 가격 하향 조정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 인상과 정부의 과감한 부동산 규제 완화 기조로 틈새 투자처로 주목받았던 대체 상품 구매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분산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며 “아파트 가격 진입 문턱이 낮아져 당분간 대체 상품 하락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