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출시 하루 만에 100만건 등록
편의점·온라인 가능…교통카드는 ‘아직’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계산대에 붙은 애플페이 스티커<사진=연합>
서울 시내의 한 음식점 계산대에 붙은 애플페이 스티커<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애플페이가 도입 하루 만에 등록 100만건을 넘기는 등 열풍을 이끌고 있다. 다만, 현재와 같은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NFC(근거리무선통신)보급률 확대, 대중교통 등 사용처 확대가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애플페이는 지난 21일 도입 하루 만에 100만건 이상 토큰이 발행되는 등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토큰 발행이란 아이폰, 맥 등 애플과 관련된 기기를 애플페이와 연동할 경우 발행되는 것을 의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말까지 약 700만여명의 국내 아이폰 이용자가 기존 사용 중이던 간편결제 플랫폼을 애플페이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변수는 단말기를 얼마나 빠르게 다양한 결제처에서 사용할 수 있느냐로 보인다. 이 점이 애플페이의 시장 영향력을 좌우할 전망이다.

애플페이는 삼성페이 등과 달리 MST(마그네틱 보안전송)가 아닌 NFC로 결제하는데, 현재 국내 NFC 단말기 보급률은 10%가 안 된다.

현재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은 전국 편의점과 코스트코,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홈플러스, 다이소를 비롯한 오프라인 가맹점과 배달의민족, 무신사, 대한항공, 폴바셋, 이니스프리 등의 웹페이지·모바일 앱 등이다.

그러나 동네 카페, 식당 등 일반가맹점들은 대부분이 애플페이 결제가 되지 않는다. 대형 가맹점 중에서도 국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스타벅스나 이마트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는 애플페이를 지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교통카드 기능이 없고 현대카드만 애플페이 연동이 된다는 점도 소비자 입장에선 아쉬운 점이다.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선 티머니, 캐시비 등 교통카드 업체와 제휴를 해야 하는데 이 부분 역시 과제로 남아있다.

이런 반응을 현대카드 측도 인지하고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지난 23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NFC 단말기는 계속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초기 반응을 본 많은 가맹점이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오프라인 확대를 일궈온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 사례를 보면 녹록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네이버페이는 2019년부터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키우고 있으나 현재 오프라인 가맹점은 12만 곳 수준이다. 카카오페이 역시 공격적인 단말기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중소 자영업자까지 확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카드업계의 경우 추후 상황을 지켜보고 선언하는 곳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특히 카드사들은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활성화를 위해서 NFC 설치 및 보급을 어느 정도 완료하거나 애플페이 사용처가 교통수단 등까지 확대되기를 기다리는 분위기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사용층이 2030 위주로 제한되고 단말기 역시 빠른 속도로 보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른 카드사들은 관망 중인 상황”이라며 “수익성이 검증된다면 서비스에 나서는 카드사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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