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권희용 내외정책홍보원 원장
경제예측이 하나같이 빗나가고 있다. 연말 혹은 연초에 전문기관들이 내놓은 올해의 경제전망이 전반기를 보내면서 맞는 게 없다.

증시전망만 해도 크게 빗나가고 있다. 내로라하는 증권사들이 앞 다투듯이 적어도 올해 코스피지수가 적게는 2200에서 2500까지도 내다봤지만 6월 말 현재 2000을 밑돌고 있다.

원화도 엄청나게 올라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린 지 오래다. 경제성장률도 일찌감치 하향 조정되었다. 고용창출도 선거구호로만 차용되고는 이미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좀 나아질 것 같던 서민살림형편도 다시 쪼그라드는 형국이다.

경제정책도 거의 없는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창조경제라는 말도 옛날이야기가 된지 오래다. 경제수장이 바뀌면 뭔가 달라질 것이라는 소문이 들리는 듯 하다가 차츰 기대가 가라앉고 있다.

시국은 근년 들어 최악이라는 표현이 들어맞을 정도로 어수선하다. 이런 때 일수록 당국이 나서서 대책을 내놓고 난국을 타개해 나가야 하건만 눈에 띄는 게 없는 형편이다. 내버려두면 그냥저냥 굴러가는 게 경제라는 듯 당국은 조용하기만 하다.

이렇게 되기까지에는 정치상황이 거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새해에 접어들면서부터 정치일정에 겹쳐 세월호사고가 모든 국정을 뒤 엎고 말았다.

지자체 선거에 이어 보궐선거를 앞두고 있다. 경제를 논할 겨를이 없는 것이다. 여야의 힘겨루기는 사사건건 이어지고 있다. 그런 틈새에서 이제는 사람이 없어 정책을 생산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세월호 정국에 밀려 사퇴를 하겠다고 선언한 국무총리를 비롯한 장관들의 후임을 아직도 정하지 못하고 내각이 표류하고 있다. 심각하기는 각료선임이 여간 어렵지 않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제청한 두 명의 국무총리후보가 거푸 낙마하는 사태가 일어난 것이다. 그것도 청문회도 열어보지도 못한 체 여론심판에 견디지 못하고 손을 들고 말았다. 이번 후보자들은 군대도 갔다 오고, 부정축제도 안하고, 소신껏 일한 사람들인데도 불명예스럽게 하차하고 만 것이다.

야당은 이들을 낙마시킨 '성공'을 거뒀다. 여당의 일부도 뜻을 이루는데 성공한 셈이다. 대통령은 실패 앞에서 갈 길을 몰라 우왕좌왕하는 모양새이다.

흠결이 있어 청문회 참석도 못해보고 사퇴했다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엄연히 법에 있는 청문회도 열지 못하고 참석도 못하게 중도사퇴를 종용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 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부서를 책임질 각료들이 공석인 상황이 너무 오래간다. 리더십이 부재인 상황인 것이다. 당연히 국정이 표류하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런 공백상태가 지속될 것인지도 모른다.

새 정부가 출범한지 이제 1년이 조금 넘었다. 한창 탄력을 받아 새 정부의 철학이 빛을 발하기 시작할 즈음이다. 그런데 느닷없이 레임덕현상이 고개를 든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세월호 소용돌이 속에 국정을 이끌어 나갈 리더십마저 휩쓸려 버린 것이다. 심각하다. 어떻게 하든지 이 난국에서 벗어나야 한다. 정국을 좌지우지할 정치지도자의 등장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민생을 어루만지는 따듯한 손을 가진 리더십이 그리운 것이다.

쌓아놓고 있는 돈을 풀어 투자를 하는 재벌을 찾아야 한다. 골목장사가 잘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경제를 주무르는 관료들의 생각을 달리하도록 촉구해야 한다.

하겠다던 규제개혁에 채찍질을 가해야 한다. 국가개조 마스터플랜이 무엇인지 내놓아야 한다. 국회의 기능이 무엇인지 심각한 반성을 해야 한다. 허허벌판에서 서민들이 갈 길을 몰라 방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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