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메모리 재고 평가손실 직격탄
자동차·이차전지, 실적 호조세 이어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화성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지난해 4분기부터 본격화된 반도체업계 실적 하락세가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공급 과잉 속 재고 부담이 확대되며 분기 기준 적자 전환 전망까지 나온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 속 반도체마저 흔들리는 모습이나,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 중인 자동차와 이차전지 업종의 경우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며 우리 경제 버팀목이 되어 주고 있다.

24일 업계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의 2023년 1분기 실적이 ‘어닝쇼크’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직 업계 추정치이긴 하나 매출 상위 10개사 중 6개사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88.1%), 포스코홀딩스(–66.6%), SK이노베이션(–63.5%), LG전자(–40.9%), LG화학(–40.9%), HD현대(–24.2%) 등의 분기 영업이익 크게 감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지난 몇 년간 한국 경제를 이끌어 온 반도체 기업들이 큰 폭의 실적 감소세를 보일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2년 1분기 14조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올 1분기 1조원대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적자 전환 전망까지 나온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대 미만을 기록한 건 2009년 1월 이후 14년 만이다. 삼성전자 영업이익 급감은 메모리 반도체 재고 평가손실 탓으로, 반도체 부문 손실 규모만 3조~4조원가량이 예상되고 있다.

SK하아닉스 역시 1분기 적자전환이 확정적이다. 적자 규모도 3조원대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이며, 연간 최대 12조원대 손실 의견까지 나온다.

반도체 업종의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미국발 금융쇼크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고물가 이슈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시장 수요가 늘고 업체별 감산이 효과를 발휘할 3분기 이후로는 업황이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현대자동차 <사진=현대차그룹>
세계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는 현대자동차 <사진=현대차그룹>

반도체업계가 역대급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과 달리 자동차와 이차전지 업종은 글로벌 시장 선전과 전기차 시장 성장세 등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준수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 판매대수 기준 글로벌 3위에 오른 현대차그룹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 1~2월 수출액 105억 8100만 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수치다.

이차전지 역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1분기 영업이익 4500억원가량을 올릴 것으로 추정되며, 삼성SDI 영업이익 추정치도 4000억원 가량에 달한다. 글로벌 이차전지 소재기업으로 부상한 에코프로비엠 또한 분기 영업이익 규모가 10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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