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사 채널 확대 더뎌…우리아비바생명 인수 시너지 ‘미지수’

나동민 NH농협생명 사장
나동민 NH농협생명 사장
[현대경제신문 장우진 기자] NH농협생명의 순이익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향후 방카슈랑스 유예 기간이 끝나면 중위권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생명은 올 1분기 2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분기(287억)대비 19.2% 하락한 수치다. 전년 같은 기간 549억원을 기록한데 비해서는 절반 이상으로 줄었다.

반면 1분기 전체 생명보험사(24곳, 교보라이프플래닛 제외)의 당기순이익은 9천456억원으로 전분기(3천423억)보다 176%, 전년동기(7천255억)보다는 30% 이상 확대됐다.

농협생명은 지난 2012년 3월 신경분리(신용ㆍ경제지주 분리)되면서 5년간 방카슈랑스 규제를 유예받았다. 즉 단위농협(농ㆍ축협)에서 보장성보험을 판매할 수 있는 것으로, 출범 당시 미약한 설계사 채널을 보완해주기 위한 취지다. 단위농협은 약 4천400여개에 이른다.

그러나 설계사 수가 절대적으로 밀리는 농협생명은 방카슈랑스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경쟁사에 비해 영업규모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농협생명의 1분기 수입보험료는 2조7천억원으로 업계 4위를 유지했다. 한화생명은 3조3천억원, 교보생명은 2조9천억원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신경분리 된 지 2년이 지났지만 농협생명의 설계사 채널은 여전히 미약하다. 농협생명의 설계사 수는 4월말 기준 2천800여명이다. 출범 직후 약 1천400여명보다 두배 가량 늘었지만 규모는 여전히 크지 않다. 연내 합병 예정인 우리아비바생명의 설계사 수를 합치더라도 4천여명에 그친다. 반면 삼성생명은 설계사 수가 3만명이 넘으며,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도 각각 2만명을 넘는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단위농협에서의 영향력을 감안하면 농협생명의 경쟁력은 매우 탄탄하다”라면서 “반대로 방카슈랑스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다른 은행계 생보사와 크게 다를바 없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우리아비바생명과 합병을 통해 변액보험 시너지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농협생명은 당분간 진출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퇴직연금은 신경분리 당시 5년간 진출하지 않기로 못박았다.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는 설계사 수가 영업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설계사 채널은 짧은 기간 안에 확충하기도 어렵고, 자리잡기까지는 시간이 오래걸린다. 또한 투자비용도 만만찮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는 단위농협에서 보장성보험까지 판매하고 있지만 방카슈랑스 룰 유예기간이 종료되고 나면 현 자리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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