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 웃고 KB국민·하나 울고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지난해 4대 시중은행의 글로벌 성적표 희비가 엇갈렸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동남아 시장에서 선전하며 호실적을 낸 반면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인도네시아와 중국법인의 실적 부진 여파에 주춤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해외법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1,6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4,880억)보다 66.3% 줄어든 규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 지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선진국의 순이익이 전반적으로 늘었지만 대손충당금 적립 등 영업전략 등에 일부 법인에서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며 전체 순익이 줄었다.

지난해 기준 해외법인 순이익이 가장 많은 곳은 신한은행이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10개 해외 법인에서 전년 동기(2,568억원) 대비 66.2% 늘어난 4,269억원을 벌어들였다.

해외법인 중 가장 덩치가 큰 신한베트남은행과 일본 법인인 SBJ은행이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신한베트남은행과 SBJ은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3.1%, 43.4% 증가한 1,977억원, 1,16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중국법인인 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도 순익이 급증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457억원으로 전년(139억원) 보다 3배 넘게 증가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 11개 해외 법인에서 전년 동기(1,745억원)보다 65.1% 늘어난 2,88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우리은행의 글로벌 사업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베트남,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동남아 3대 법인이 실적을 견인했다. 베트남우리은행은 전년 동기(273억원) 대비 2배 넘게 늘어난 63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법인과 캄보디아 법인도 각각 44.6%, 22.6% 증가한 684억원, 598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0억원의 순이익을 10개의 해외법인에서 거뒀다. 이는 1년 전(1,073억원) 보다 93.4% 감소한 규모다. 대부분의 해외법인이 지난해 실적 개선을 이뤄냈지만 중국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여파와 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규모 충당금 적립 등에 중국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가 적자전환한 영향이 컸다. 지난 2021년 571억원의 순익을 냈던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는 지난해 97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다만 하나은행은 2대주주인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에서 지난해 1,607억원에 달하는 지분법 이익을 거뒀다. 이는 지난해 하나은행 해외법인 총 순이익을 훌쩍 넘어선 규모로 이를 포함할 경우 지난해 하나은행이 해외에서 거둬들인 실적은 1,678억원으로 늘어난다.

KB국민은행도 지난해 140억원의 순익을 냈던 중국법인이 올해 8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하는 등 일부법인의 부진에 발목이 잡혔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해외에서 5,580억원의 순손실을 내 전년(-506억원)보다 적자폭이 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난해 현지 상황 등 영업전략 등에 은행별 실적 희비가 다소 엇갈렸지만 사업 역량 강화 노력에 대체로 호실적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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