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영양·나트륨 성분 표시 토론회 열려
생산업체 “식재료 영양 편차 커”…난색
식약처 담당자 “소스 정보라도 공개해야”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열린 ‘밀키트제품 영양·나트륨 성분 표시화 정책과제 국회토론회’에서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의 관계자들과 밀키트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성현 기자>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열린 ‘밀키트제품 영양·나트륨 성분 표시화 정책과제 국회토론회’에서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의 관계자들과 밀키트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성현 기자>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밀키트 영양성분 표시를 추진한다. 

식약처는 채소나 육류, 과일 등 영양성분 표시가 어려운 자연식재료는 대상에서 제외하더라도 양념·소스류는 영양성분 정보를 공개하도록 할 방침이다. 

오재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표시광고정책과장은 21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실에서 열린 ‘밀키트제품 영양·나트륨 성분 표시화 정책과제 국회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재준 과장은  “밀키트 제품의 특성상 원물 때문에 영양성분 표기가 어렵다면 소스만이라도 표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강은미 정의당 국회의원·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의 주최로, 밀키트 제품의 영양·나트륨 성분을 표시할 수 있는 정책과제를 모색하기 위해 열렸다.

토론회에는 강은미 국회의원, 박인례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이사장,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홍준배 한국소비자원 안전감시국장, 임상훈 프레시지 식품안전그룹장, 심선희 CJ제일제당 밀키트(Meal-Kit)팀장, 오재준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표시광고정책과장이 참석했다.

좌장은 유미화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상임위원장이, 발제는 조선행 녹색소비자연대 지속가능먹거리위원회 위원장이 맡았다.

먼저  조선행 녹색소비자연대 지속가능먹거리위원회 위원장은 “밀키트는 영양표시 의무 대상이 아니라서 건강한 먹거리 선택을 위한 정보 제공이 필요하다”며 “조사 결과 나트륨이나 지방을 1일 영양성분 기준치 이상으로 과다 섭취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밀키트 중 부대찌개(평균 2762mg), 짬뽕류(평균 2610mg), 불고기전골 순으로 나트륨이 1일 기준치(2000mg)를 초과했다”고 덧붙였다.

또 “소비자의 건강하고 안전한 밀키트 섭취를 위해 밀키트 제품의 영양성분 표시 의무화, 제조·판매업체의 자발적 영양표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밀키트 업체들은 영양성분을 표시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임상훈 프레시지 식품안전그룹장은 “밀키트는 농축산물 등의 원재료에 소스와 같은 가공식품이 같이 포장돼 나가는 제품”이라며 “농축산물은 재배·사육환경과 시점 등에 따라 영양성분의 편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포장재에 영양성분을 표기하는 데 기존 패키지를 소진할 수 있는 유예기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심선희 CJ제일제당 밀키트팀장도 “밀키트는 소비자가 직접 조리하는 제품으로 조리 방식에 따라 소비자가 섭취하는 영양성분이 달라질 수 있다”며 “현재 영양성분 분석이 기업의 책임하에 운영되고 있는데 밀키트는 독립적인 가이드라인이나 기준이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패스트푸드와 소주 등 영양성분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는 식품군이 늘고 있다”며 “이번에도 제도가 시행되면 이전에 그랬듯 차별화를 위해 메이저 업체들이 먼저 영양성분을 표시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밀키트에 원물이 들어가는 것은 맞지만 나트륨, 콜레스테롤, 지방은 (원물이 달라져도) 편차가 거의 없다”며 “업체에서 말한 부분은 탄수화물, 식이섬유 함유량인 것 같은데 그걸 예외로 표기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고 지적했다.

오재준 과장은  “주류 열량표시도 기존 영양표시와 다르게 도입한 측면이 있어 이런 방향으로 생각해보고 있다”며 “업계나 소비자단체 등에서 잘 수용한다면 소스만이라도 표기하도록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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