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엔픽셀 등 인력 감축... 인건비 줄이기 나서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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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국내 게임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불고 있다.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렸던 게임사들이 엔데믹(풍토병화)과 함께 찾아온 글로벌 경기 침체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 인건비 줄이기에 나선 모습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컴투스와 엔픽셀, 네시삼십삼분, 데브시스터즈 등 중소 게임사들이 기존 사업 부문을 정리하고 직원들을 전환배치 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컴투스는 권고사직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전체 직원 중 직무평가와 업무적합도에 따라 3~4%가량의 직원을 대상으로 퇴사 여부를 논하는 면담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1년 10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며 국내 게임업계 중 최단기간으로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 받은 엔픽셀도 장기간 신작 부재로 수익성이 악화되자 지난해 연말부터 인력 감축을 진행 중이다.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흥행작을 출시하지 못해 매년 적자를 기록 중인 네시삼십삼분도 160명의 인원 중 약 30명의 직원에 대해 권고사직을 실시하고 있다. 일부 직원은 이 회사가 신사업으로 추진하며 체질 개선에 주력하는 블록체인 게임 개발 전문 자회사 ‘디랩스’로 전환 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데브시스터즈는 ‘쿠키런’ IP 기반 팬 플랫폼인 ‘마이 쿠키런’ 사업을 종료하면서 사업성 검토에 따른 조치로 직원 약 40명의 전환배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일부가 회사를 떠나게됐다. 실제로 데브시스터즈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마이쿠키런은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161만원, 영업손실은 24억원이었다. 이 과정에서 당일 해고 통보 논란이 불거지며 사측은 해고가 아닌 타 부서 및 자회사로 재배치라고 해명하는 등 잡음이 들린 바 있다.

대형 게임사 상황도 녹록치 않다.

넷마블의 자회사 넷마블에프앤씨는 최근 메타버스게임즈를 흡수합병하고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는 메타버스월드의 개발 인력 일부를 재배치했다. 신사업으로 기대를 모았던 블록체인 분야 시장이 국내에서 막히며 성과가 미미하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도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디어유에 매각하면서 약 70명의 직원을 전환 배치했다. 직원이 사측에 먼저 이직 또는 퇴직 의사를 밝힐 시 최대 6개월의 급여를 위로금으로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크래프톤의 경우 이달부터 실장 급 이상 직급에 해당하는 조직장들의 연봉을 동결하기로 했다. 조직장 재량에 따라 주2회 재택근무를 허용했던 근무제도도 주1회 재택근무로 변경한다.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 신작의 성적이 부진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국내 게임업체들이 추진했던 신사업을 재편하거나 구조조정에 나선데에는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게임을 이용하는 시간이 증가해 별도의 신작 없이도 호실적을 기록하고 마케팅 비용을 절감한 게임사들이 높은 연봉 인상과 채용·사업 확대 등으로 호황기를 누렸으나 경기 침체와 맞물리며 상황이 급변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각 게임업체가 인력 채용에도 보수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높아진 인건비로 인해 실적에 악영향을 받은 만큼 비용 절감에 나서는 분위기라는 입장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연봉 인상 릴레이는 결과적으로 게임사의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며 "인건비는 올랐지만 인기 신작이 없던 탓"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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