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00조, 지역 균형 발전 60조 투입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3나노 파운드리 양산에 참여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반도체연구소,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주역들이 3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축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삼성이 역대급 국내 투자 계획을 밝혔다. 그룹의 현재이자 미래라 볼 수 있는 반도체 설비투자에만 300조원을,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60조원이 넘는 돈을 집행할 예정이다. 삼성의 대규모 투자 결정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결단으로 풀이된다. 또한 업계에선 삼성의 이번 결정이 ESG 경영 실천을 위한 선례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지난 15일 삼성전자는 경기도 용인시 남사읍에 2042년까지 총 300조원을 투자,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국가산단 조성 계획에 따른 후속 조치로, 2014년 평택 캠퍼스 조성 계획 발표 후 9년 만에 나온 초대형 국내 투자계획이다.

삼성전자가 새롭게 선보일 용인 남사읍 반도체 클러스트는 용인 기흥구, 화성, 평택에 있는 이 회사 기존 반도체 공장 3곳을 모두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삼성전자는 이 곳에 총 5개 생산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며, 국내외 소재·부품·장비 기업 및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150여 개사도 함께 입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선 이번 투자를 통한 직간접 생산 유발 효과가 700조원에 달하며, 고용 유발 효과는 160만명가량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대규모 반도체 설비 투자는 세계 1위인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시스템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글로벌 선두 자리에 오르겠다는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특히 대만 TSMC와 펼치고 있는 파운드리 경쟁 관련 ‘규모의 경제’ 달성 차원에서도 이번 투자가 필요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날 삼성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외 비(非)수도권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60조원 투자 계획서도 공개했다.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들은 향후 10년간 충청·경상·호남 등에 있는 주요 사업장을 중심으로 제조업 핵심 분야에 총 60조1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충청권은 반도체 패키지와 첨단 디스플레이, 차세대 배터리 마더 팩토리 메카로, 경상권은 첨단 MLCC(적층세라믹커패시터) 특화 및 글로벌 스마트폰 마더 팩토리로, 호남권은 프리미엄 스마트 가전 생산 거점 등으로 육성키로 했다. 삼성은 이 같은 투자를 통해 이들 지역이 해당 사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 나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아울러 삼성은 지역 기업을 위해 총 3조 6000억원을 투입, 반도체 생태계 육성 프로그램, 기술·자금 지원, 지역 인재 양성 지원 등을 추진키로 했다. 

재계에선 삼성의 대규모 투자 결정을 두고 이재용 회장의 경영철학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회장 취임 후 수 차례 삼성의 미래 경쟁력을 위해서라도 지방의 산업 생태계 육성이 필요하다 강조해 온 바 았다.

재계 관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트 조성을 위한 300조원 투자와 지방 산업 거점 육성을 위한 60조원 투자 모두 삼성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선택”이라며 “이재용 회장의 이번 결단이 투자자들에게 삼성의 비전을 더 신뢰할 수 있도록 했으며, ESG 경영 측면에서도 좋은 선례로 남긴 것”이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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