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부진 여파 차분한 분위기 속 진행
일부 주주는 주가와 배당 우려 불만 성토
"올해 힘들어도 중장기 성장세 이어갈 것"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삼성전자에 대한 주주들의 애정섞인 우려와 성토가 15일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나왔다. 국민주라는 기대와 관심 속에 전 세계적인 반도체 불황으로 삼성전자의 주가는 6만원선에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주총장에선 주주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축제는 없다...차분한 분위기 속 시작된 국민주 주주총회

1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시작 전 대기하고 있다.<사진=현대경제신문>
15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시작 전 대기하고 있다.<사진=현대경제신문>

이날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선 2022년 삼성전자의 실적 및 경영성과 발표와 앞으로의 사업 구상 계획이 발표됐다.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매출 300조원을 넘어서며 2년 연속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했다"며 "지난해 회사의 브랜드 가치는 인터브랜드 평가 기준 877억 달러로 3년 연속 글로벌 5위를 차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주환원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기 위해 2022년 기준으로 연간 9조8000억원의 배당을 지급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종희 부회장과 이정배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각각 디바이스경험(DX) 부문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주주총회에 참석한 주주들과 온라인 중계를 시청하는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한종희 부회장이 진행한 DX사업 부문 사업 발표에 이은 질의응답에선 삼성페이와 OLED 사업에 대한 질의가 있었다.

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노태문 MX부문장 사장은 “온라인 결제처 확대와 신분증, 티켓, 디지털 키 등 삼성페이만의 편의성을 강화해 우리 회사만이 제공할 수 있는 경험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답했고 이어 이정배 사장은 “QD(퀀텀닷)-OLED는 조기 수율 확보로 양산이 안정화돼 프리미엄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며 “올해부터는 제품 라인업과 거래선을 다변화해 판매량을 늘릴 것”이라고 답했다.

지독한 불황기에 주주들의 우려와 성토 이어져 

주주총회 한켠에 마련된 삼성전자의 팝업스토어에선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핸드폰 액서사리 등이 할인된 가격에 판매됐다. <사진=현대경제신문>
주주총회 한켠에 마련된 삼성전자의 팝업스토어에선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진 핸드폰 액서사리 등이 할인된 가격에 판매됐다. <사진=현대경제신문>

2022년의 성과와 앞으로의 장밋빛 전망 삼성전자에 대한 주주들의 우려섞인 성토는 이어진 세 번째 질문에서 나왔다.

10만원 근처 가격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매수했다는 한 주주는 질의응답에서 “작년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이 재작년보다 상당히 올랐는데 배당은 똑같다”며 “주가 관리는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주들을 이렇게 대하는데 상생 지속이라는 말을 써도 되는지 정말 의심스럽다"고 성토했다. 성토가 이어진 뒤에는 몇몇 주주들의 응원하는 목소리와 박수가 흘러나왔다. 

한종희 부회장은 “회사에 도움되는 방향으로 심도있게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지만 이어 “지속성장을 위해 시설투자와 M&A를 추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는 장기적 주주가치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답해 최근 이어지고 있는 대규모 투자로 인한 배당금 증액 불가를 우회적으로 밝혔다.

삼성전자의 사업적인 부문에서도 우려의 목소리는 나왔다.

DS부문 사업 발표 후 이어진 질문에서 한 주주는 “2021년 대비 2023년 메모리시장 규모가 반토막이 난다는 전망이 나왔다”며 “삼성전자가 보는 반등 시점과 반등까지의 견디는 전략이 무엇이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정배 사장은 "올해 반도체 시장은 글로벌 불확실성 여파에도 불구하고 신규 응용처 중심으로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며 "AI, 5G 등 신규 응용처의 수요 성장이 기대되며 특히 데이터센터의 경우에는 고성능 CPU 출시, 메타버스, AI, 자율주행 등 영향으로 메모리 수요를 지속 견인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시행에 따른 삼성전자 영향을 우려하는 질문에선 이정배 사장은 "2월 말 미국 반도체 지원법 가이드라인 세부 시행령이 발표돼 현재 회사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전략을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건 표결에선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한종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이 상정돼 모두 가결됐다. 오전 9시에 시작된 주주총회는 두시간이 지난 오전 11시쯤 종료됐다.

주주총회에 참석하고 나온 한 주주는 “삼성전자를 믿고 기다리고 있지만 최근에는 걱정되는 것도 많다”며 “우리나라의 최고 기업이니 만큼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 주주는 “삼성전자는 오래가지고 갈 주식이니 일희일비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작년과 제작년에는 그래도 좋은 분위에서 진행됐으나 최근 불경기로 인해 다소 조용하게 진행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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