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실적 하락 불구 14%대 폭등
챗GPT발 GPU 수요 기대감 상승 견인
국내 메모리 업체 HBM 수요 증가 기대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엔비디아 발 인공지능(AI) 관련주 훈풍으로 국내 반도체주가 상승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지시간으로 23일 미국의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전날보다 14.11% 급등한 236.6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작년 말 거래되던 146달러선 대비 올해 들어 50% 이상 급등한 수치다.

앞서 발표된 지난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실적에서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21%, 53% 감소한 60억5천100만 달러(7조8천900억 원)과 14억1천400만 달러(1조8천400억 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적은 악화됐지만 최근 세간의 화제가 된 챗GPT로 인한 AI 관련 반도체 수요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세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문준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은 오히려 더욱 강화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단기 주가 급등과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차별화되는 실적이 뒷받침해준다”고 말했다.

대화형 AI 서비스 챗GPT는 엔비디아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가 사용된다.

엔비디아는 현재 GPU 시장에서 8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챗GPT에 쓰이는 GPU 제품에는 고대역폭 메모리 HBM인 D램이 대거 탑재된다.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메모리)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끌어올린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다. 고난도 작업이 필요하고 생산공정이 복잡해 일반 D램보다 평균 판매단가가 세배 이상 높다는 단점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최근 챗GPT를 시작으로 구글과 세계 유수 IT업체가 AI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개발 경쟁에 나서면서 관련 산업에 대한 주가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현재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HBM을 생산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뿐이다.

실제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에 최신 제품인 HBM3를 공급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고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빙과 엣지 서비스에 챗GPT를 탑재하면서 이를 구현하는 데 필수적인 HBM의 물량 확보를 위해 삼성전자에 도움을 청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 같은 해외시장에서 불어오는 D램 수요 훈풍에 대해 증권업계는 AI 관련주, 특히 반도체 산업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지현 키움증권 연구원은 “앞서 국내 증시는 전일 2월 FOMC 의사록 공개와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소화하면서 엔비디아 실적 발표 후 AI용 반도체 관련 산업 기대감에 반도체와 AI 관련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며 “올해 자금이 크게 집행되는 분야인 콘텐츠,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등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수출 위주인 한국보다 코로나19의 수혜를 받은 품목에 필요한 비메모리반도체 공급 위주인 대만의 실적이 긍정적이었다”며 “다만 앞으로 고용량 및 AI 관련 처리기술 수요확대에 따른 메모리반도체 수요를 잘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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