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출판사/ 정의길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역사상 가장 오래된 증오’이자 ‘인종차별의 원형’인 유대인 문제를 들여다보는 일은 인류사에서 항상 존재해온 차별이 왜 탄생하고 어떤 논리로 작동하는지, 차별을 해소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이해하는 일이다.

이 책이 시의적절한 것은 한국에도 다양한 소수자 차별과 혐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유대인’을 여성, 장애인,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등의 단어로 바꾸면 유대인 문제를 낳은 타자화의 논리, ‘우리’와 ‘저들’을 구분 짓고 차별하는 행태는 그대로 한국 사회의 현실이다.

특히 외국인, 타 문화에 대한 차별은 반유대주의처럼 인종주의로 나타나기 쉽다는 점에서 한국 사회에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당장 대구에서는 이슬람사원 건립을 둘러싼 갈등이 2년 동안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주민들은 이슬람에서 금기시하는 돼지머리를 골목에 두거나 바비큐 행사를 벌이기도 했다.

“한국 사회에는 지금 ‘우리’와 ‘저들’의 구분이 없는가?”(18쪽)라는 저자의 질문이 아프게 다가오는 대목이다.

‘혐오’가 가장 뜨거운 화두인 시대에 이 책은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우리’와 ‘저들’의 이분법을 넘어서려는 이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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