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종편서 OTT 오리지널 제작 및 방영

'피지컬 100' 메인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피지컬 100' 메인 포스터 <사진=넷플릭스>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경쟁 관계였던 지상파와 종편,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과거 콘텐츠 제작 등은 자사 방송사가 아닌 외주 제작사와의 한정된 협업에서 이루어졌지만, OTT 채널을 통해 콘텐츠 유통망을 다변화하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방송사 소속 PD가 OTT 오리지널 예능이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등 협업 범위도 넓어지는 추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와 왓챠 등 최근 직접 투자·제작한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를 지상파, 케이블방송 채널에 송출하기로 했다.

웨이브는 지난해 MBC를 통해 방송됐던 서바이벌 예능 ‘피의 게임’의 새 시즌을 오리지널로 콘텐츠로 공개할 예정이다. 시즌1이 유료 가입자 견인 등 화제를 모으자 시즌2는 웨이브 상반기 오리지널로 공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시즌1와 같이 MBC 현정완 PD가 연출을 맡았다.

MBC는 권상우 주연의 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위기의 X'를 방영하고 있다. '위기의 X'는 이미 웨이브에서 지난해 9월부터 순차 공개돼 이미 결말이 알려진 작품이다

다큐 제작에도 나선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연출자 배정훈 PD가 만든 경찰 추적 탐사 다큐멘터리 ‘국가수사본부’도 오리지널 콘텐츠로 공개할 예정이다.

왓챠도 한석규·김서형 주연의 오리지널 드라마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종합편성채널 채널A를 통해 방송하기로 했다. 드라마 실화를 바탕으로 한 같은 이름의 에세이를 원작으로 한 휴먼 드라마로 지난해 12월 처음 공개됐다. 공개 직후 왓챠 시청순위는 1위, 왓챠 유입기여도 1위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역시 MBC 외주 형식으로 제작한 체력 경쟁 예능 ‘피지컬:100’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피지컬: 100'은 MBC 다큐멘터리팀 소속 장호기 PD가 넷플릭스에 제안해 제작된 예능이다. 각자 분야에서 육체적 단련으로 이름을 날린 남녀 100명이 3억원의 상금을 놓고 경쟁하는 프로그램이다.

OTT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피지컬:100’은 지난 27일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전세계 5위에 올랐다. 같은 날 ‘피지컬:100’은 홍콩,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지역에서는 1위를 달성했고 미국에서는 TV쇼부문 5위에 올라섰다

지상파와 종편이 넷플릭스에 콘텐츠 제작 파트너로 나선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한도전', '놀면 뭐하니?' 등을 맡았던 김태호 PD가 MBC 재직 중 넷플릭스 오리지널 예능 '먹보와 털보' 연출을 맡은 바 있다.

티빙은 올해 상반기 공개할 오리지널 예능 '브로마블'(가제)은 SBS가 기획·제작한다. 이승기,유연석 등이 두바이에서 '현실판 부루마불' 게임을 통해 여행을 즐기는 내용으로, SBS 예능국 민의식 책임프로듀서(CP)와 이홍희 PD가 주요 제작진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도 티빙은 MBC 디지털콘텐츠 총괄 조직인 MBC D.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가 제작한 예능 '만찢남'을 순차 공개하고 있다.

그동안 방송사들은 방송법 등 콘텐츠 규제로 인해 많은 제약이 있었다. 지상파나 종편 입장에서는 자사 플랫폼에 콘텐츠를 올릴 수는 없어도 OTT와 협업해 송출이 가능해진다.가입자 수를 이끌 질 높은 콘텐츠가 필요한 OTT 입장에서도 환영할 만한 시도다.

OTT업계는 내달부터 자율등급제 도입에 따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사전 심의를 받지 않고 자체 심의로 콘텐츠를 공개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방송사들이 보다 혁신적인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OTT에서는 기존 지상파나 종편보다 영상물 심의 기준도 낮아 비교적 제작 환경도 자유롭다 ”며 “방송국 입장에서는 TV에서 시도하지 않았던 콘텐츠 또는 반응이 검증된 콘텐츠를 선택해 시청자들을 불러 모으는 효과가 있다”전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