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십 자동차, OLED 적용 활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LG디스플레이 모델이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로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LG디스플레이 모델이 ‘차량용 18인치 슬라이더블 OLED’로 영상을 감상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전방위적 수요 둔화로 실적 악화를 겪고 있는 디스플레이 업계에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은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상용화가 맞물리면서 시장 성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에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DSCC)은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차량용 디스플레이 출하량이 2억장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전기차가 시장에 진입한 이후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OLED 패널 채용도 증가해 유망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차량용 OLED 채용과 자동차용 패널 평균판매가격(ASP)이 스마트폰 패널 ASP보다 높아 최근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관련 시장에 전력을 쏟고 있다. 
 
현재 차량용 OLED 시장은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OLED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은 LG디스플레이가 65.9%, 삼성디스플레이가 34.1%를 차지했다. 
 
OLED는 LCD(액정표시장치)에 비해 가볍고 얇은 데다 저소비전력, 고화질 등 차별화된 특장점을 가지고 있다. 배터리를 장착하는 전기차는 동급의 내연기관 차에 비해 무거워 LCD보다 OLED가 적합하다.  벤츠, BMW 등 유럽 자동차 제조기업의 플래그십 모델을 중심으로 채용량이 늘고 있고  GM을 비롯한 미국과 현대·기아차 등 한국 완성차 기업들도 이같은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 기술력을 바탕으로 아우디,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대형 수주를 따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대차 아이오닉5와 아우디 e-트론(Tron) 에 7인치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했다. 탑재된 OLED 패널을 통해 운전자는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차량 내 '전면유리 옆기둥(A필러)과 도어 사이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최근에는 2024년 양산하는 BMW 세단에 OLED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약 7년에 걸쳐 총 400만대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게 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34인치와 15.6인치 디스플레이를 결합해 벤더블 기능을 탑재한 차량용 신제품인 '뉴 디지털 콕핏'을 공개하는 등 차량용 OLED 패널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 제품은 34형과 15.6형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디지털 콕핏용 디스플레이로, 자율 주행 모드에서는 엔터테인먼트용 대화면 디스플레이로 활용할 수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메르세데스벤츠, 캐딜락 등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에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OLED 중에서도  탠덤(Tandem) OLED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탠덤 OLED는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이다. 탠덤 OLED를 탄성 있는 플라스틱 기판에 결합하면  차량용 P-OLED(플라스틱 OLED)가 된다. 
 
P-OLED는 LCD보다 소비전력을 60%, 무게를 80%나 줄여 전기차에도 최적이다. 올해 초에는 LG전자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자동차 ‘EQS’에 탑재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34형에 달하는 초대형 P-OLED 솔루션도 공개했다.
 
문제는 중국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들도 차량용 디스플레이 생산량을 늘리고 있어 위기감이 돌고 있다는 점이다. BOE는 중국 청두에 차량용 디스플레이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최근 가동을 시작했다. 5~48인치 디스플레이 모듈을 생산하는데 해 총 투자 규모를 100억위안(약 1조9650억원)으로 키울 계획이다. 제품 출하는 오는 12월로 예정됐으며 연간 1500만 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디자인을 중시하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차량용 OLED 적용을 선호하고 있고 최근에는 미국을 비롯해 한국, 중국으로도 이와 같은 트렌드가 확대되고 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과 계절적 비수기로 올해 1분기 디스플레이 업계의 실적도 어려울 전망인데 차량용 OLED가 돌파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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