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PIM, CXL 등 차세대 반도체 집중

HBM-PIM <사진=삼성전자>
HBM-PIM <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반도체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AI 챗봇 ‘챗GPT’의 열풍으로 향후 관련 AI 반도체의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AI에 적용될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수요도 덩달아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에서 관련 기술 및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챗GPT'를 필두로 3년 내에 AI 반도체 시장이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0년 220억달러(약 27조원) 규모였던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올해 553억달러(약 69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026년에는 861억달러(약 107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현재 AI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는 반도체는 데이터를 한 번에 대량으로 처리하는 '병렬 처리' 방식의 그래픽처리장치(GPU)다. GPU 제품에는 고대역폭 메모리(HBM)를 비롯한 D램이 대거 탑재된다. 특히 AI 학습 데이터 처리를 위해 지원하는 중앙처리장치(CPU), 128GB 고용량 서버 D램의 수요도 늘어나게 돼 수요 회복에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MD, 엔비디아 등 글로벌 고객사와 협력해 HBM 제품을 공급 중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AMD와 손 잡은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AI 프로세서를 합친 ‘HBM-PIM’ 제품을 내놓았다. 제품은 미국 AMD의 GPU 가속기 카드에 들어간다

이어 AI와 머신러닝 등 데이터센터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CXL 기반 D램 메모리 기술을 내놓았다. 지난해 5월에는 기존 대비 메모리 용량을 4배 높인 512GB CXL D램을 개발했다.

작년 12월에는 네이버와 손잡고 AI 시스템의 데이터 병목을 해결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할 새로운 반도체 솔루션을 함께 개발했다.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와 기술들을 네이버의 초거대 AI ‘하이퍼 클로버’에 적용해 최적의 성능과 효율적인 솔루션을 준비하겠다는 전략이다.

SK하이닉스도 PC와 스마트폰 등 디바이스 기반에서 테크놀로지, 플랫폼, 콘텐츠 기반의 데이터 중심으로 사업을 전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에 HBM3 제품을 꾸준히 공급하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가 세계 GPU 시장 점유율 80% 이상을 기록하는 점을 고려하면 SK하이닉스의 경쟁력도 점차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최초로 개발한 4세대 제품인 HBM3는 초당 819GB의 데이터 처리 속도를 가졌다. 풀HD급 영화 163편 분량을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으로 3세대 제품과 비교해 속도가 78% 빨라졌다. 또 PIM을 적용해 연산 속도는 최대 16배 빠르면서도 기존 제품보다 에너지 소모가 80% 줄어든 GDDR6도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AI 반도체가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시장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친 데 이어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개발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며 "AI 기술에 기반한 모델의 학습과 추론을 위해서는 대량 연산이 가능한 고성능 프로세스와 이를 지원하는 고성능 고용량 메모리 조합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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