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작년 10월 지주사 전환 선언
현대백화점·그린푸드 인적 분할 추진
10일 주총서 현대백화점 분할 실패
현대백 “결과 수용…체제 전환 중단”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그룹 사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서울 강남구 삼성동 현대백화점그룹 사옥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을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던 시도가 무위로 돌아갔다.

현대백화점은 10일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인적 분할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표결에 참여한 주주 중 찬성이 64.9%, 반대가 35.1%였다. 안건이 통과되려면 참석 주주 3분의 2(66.7%)가 찬성해야 하는데 약 1.8%포인트 모자랐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에서는 인적 분할로 대주주의 지배력은 강화되지만 소액주주의 이익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의 현대백화점 지분은 현재 17.09%다.

인적 분할이 승인된다면 현대백화점홀딩스 지분 17.09%를 추가로 갖게 되고 주식 교환 비율을 1대 1로 가정하면 향후 현물출자 과정에서 정 회장의 홀딩스 지분은 34.18%까지 늘어날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홀딩스는 정 회장에게서 출자받은 현대백화점 지분 17.09%에다 자사주 6.61%를 합해 현대백화점 지분을 23.7%까지 늘릴 수 있었다. 현대백화점 자사주 6.61%는 의결권이 없지만 홀딩스로 출자되면서 백화점에 대한 의결권도 생긴다.

인적 분할로 정 회장의 홀딩스 지배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의결권 있는 백화점 주식도 간접 확보하게 돼 대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되는 구조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주총을 앞두고 자사주 소각과 배당 확대라는 환원 정책을 내놨지만, 결과적으로 주주 설득에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주총 후 입장문을 내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며 그간 추진해온 지주사 체제 전환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장의 우려를 고려해 신중하게 추진했던 분할 계획과 주주환원 정책이 충분히 공감받지 못한 점에 대해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며 “향후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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