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제품 판매 부진, 가격 경쟁력도 떨어져

삼성전자 '갤럭시23'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23' 시리즈 <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스마트폰 시장 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중저가 제품 수요가 빠르게 줄자 삼성전자와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도 중간 가격대 제품 라인업을 축소하고 있다.

7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3억 100만대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 대비 12%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8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10% 이상 늘었다. 전체 시장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프리미엄폰 수요는 늘어난 것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S 시리즈’와 폴더블 스마트폰 등 프리미엄 라인업 및 애플의 ‘프로’ 및 ‘프로맥스’ 수요는 꾸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400달러 이하 스마트폰 판매는 전년동기대비 19% 떨어졌고, 400달러에서 800달러 사이 스마트폰 판매 역시 전년동기대비 18% 감소했다. 중저가 제품 수요가 줄며 이들 제품을 주로 생산해 온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업체 매출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오포와 비보 출하량이 전년 동기대비 23% 줄었다.

중저가 제품 수요가 줄자 이들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던 삼성전자와 애플은 중급 제품 라인업을 대폭 축소 하며 시장 변화에 대응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 중저가 제품군 중 상대적으로 고사양인 ‘A7’ 모델을 출시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A7 모델은 갤럭시 S나 Z시리즈와 저가 스마트폰A1~A5 제품 사이에서 ‘어중간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갤럭시 S FE'의 전망도 불투명하다. 지난해 1월에는 갤럭시S21의 하위 모델인 갤럭시 S21 FE가 출시됐으나, 후속작인 갤럭시 S22 FE는 출시되지 않았다. 

애플 역시 '애매한 제품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4 시리즈 가운데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아이폰14 플러스' 모델의 생산 감소가 대표적이다. 올해도 애플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아이폰15 시리즈' 관련 플러스 모델과 프로 모델 가격 차이를 더 벌릴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내년 출시를 목표로 준비되고 있던 중저가 스마트폰 '아이폰 SE 4세대'의 생산 계획도 취소 및 연기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인기가 지속되는 것과 달리 보급형 및 중저가 제품 수요는 하락세를 거급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애매한 가격대 제품 라인업을 정리하고 프리미엄폰에 집중하는 전력을 당분간 이어갈 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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