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 수요 회복세 뚜렷... 실적 회복 기대감 상승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완료 시 LCC 수혜 예상
화물 운임하락, 중국발 이슈에 발목 잡힐 수도

코로나 펜데믹으로 3년간 굳게 닫혔던 하늘길이 지난해 말부터 다시 열리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통합 작업도 마지막 관문만 남겨 두고 있다. 힘든 시간을 버텨온 국내 항공사들이 재도약에 나설 수 있을지 재계 기대감 또한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화물 운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중국발 이슈 등 과제도 적지 않아 정상화까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란 신중론도 나온다. [편집자주]

김포공항 <사진=연합뉴스>
김포공항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유덕규 기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최근 올해 전 세계 항공산업 매출 규모가 7790억 달러, 순익 규모는 47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 예상했다. 2019년 이후 첫 흑자 전망이다.

항공업계 흑자는 여객 부문이 이끌 것으로도 알려졌다. IATA는 올해 전 세계 여객 수요가 약 42억 명을 기록, 코로나 이전 대비 85.5%가량 회복될 것이라 예측했다.

국내 항공업계 또한 올해가 3년 만의 적자탈출 원년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동남아를 시작으로 일본 하늘길이 다시 열리며 연초부터 해당 지역을 찾는 여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LCC(저비용항공사)업계의 경우 3년째로 접어든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이 조만간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 그에 따른 노선 조정 수혜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펜데믹 시절 대형 항공사 실적에 큰 도움을 줬던 항공 화물 수요가 급감하고 있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하늘길이 아직 열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항공사 실적 반등을 좀 더 기다려 봐야 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재편 작업 들어간 항공업계

개조화물기 복원 작업 사진 <사진=아시아나항공>
개조화물기 복원 작업 사진 <사진=아시아나항공>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속도를 내기 시작한 항공 여객 수요 회복세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세계 각국 하늘길이 다시금 열리자 해외 여행객 또한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이 중에서도 지난해 10월 11일 일본 정부의 무비자 입국 허용 후 일본을 찾는 여객 수요가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월 일본 여행객 수는 코로나 이전인 2019년 12월을 상회하기도 했다.

여객 수요 증대에 따라 항공사들의 노선 재편 작업도 빨라지고 있다. 주요 공항 운항 편수를 늘리고 있으며 LCC 중심 신규 취항 소식도 속속 들려오고 이다.

일부 항공사는 펜데믹 시절 수익 방어 차원에서 화물기로 개조했던 여객기를 다시금 여객 수송용으로 전환 중이다. 여객 수요의 본격적인 회복에 맞춰 화물전용기로 개조했던 기체를 도로 여객기로 복구하는 것이다.

지난 16일에는 아시아나항공이 화물기로 개조했던 여객기 7대를 원상복구 했으며, 대한항공은 여객기 16대 가운데 14대를 완상복귀하고 남은 2대 역시 이달 중 복구할 계획이다.

이보다 앞서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또한 화물전용기로 개조했던 항공기를 일찌감치 여객기로 복구했다.

3년 만의 흑자 기대

노선 재편 소식과 함께 항공사들의 적자폭 감소 및 흑자전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이전 대형사 여객 수요의 25% 가량 LCC 여객 수요의 50% 가량을 차지하던 일본 노선의 운항 재개에 따른 업계 기대감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의 경우 국내 항공업계에 있어 중국 이상의 황금노선이었는데 코로나 이전인 2019년 9월부터 반일불매 운동 여파로 수요가 급감해 해당 노선 비중이 큰 LCC로서는 실적 타격이 상당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일본 노선 운항 재개만으로도 여러 LCC들의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건이 올해 상반기 중 결론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이 또한 일부 LCC 수익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두 대형 항공사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며 중복 운항 노선의 일부 운수권과 슬롯을 반납도록 했는데, 그에 따라 운수권을 배분받은 LCC들의 반사이익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지난해 양사 단독 노선이었던 몽골 노선 운수권을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이, 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에어프레미아가 배분받았다.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경우 장거리 노선 수요를 겨냥, 여타 LCC와 다르게 대형 항공기까지 보유하고 있다. 합병건의 경우 현재 일부 해외 경쟁당국 승인만 남겨 둔 상태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기대된다.

한국공항공사는 LCC들의 주요 거점인 국내 지방 공항과 해외 공항을 연결하는 신규 노선 발굴을 올해 최대 경영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김포·김해·제주·대구·청주 등 7개 국제공항을 거점으로 한 상호 호혜적 항공자유화 및 비자 완화를 추진하고 공항별 신규 취항을 지원하는 인센티브 신설까지 모색 중이다.

공사는 이 같은 조치 등을 통해 내년까지 국제선 전체 여객 수를 코로나 이전 2032만 명의 42% 수준인 854만 명까지 회복시킨다는 계획이다.

실질적인 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양양공항이 거점인 플라이강원은 도쿄, 타이베이, 하노이, 호치민, 클락 등 5개 국제선 취항에 성공했으며, 올해 말까지 항공기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둔 에어로케이는 오는 4월 첫 국제선으로 오사카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며, 이후 후쿠오카 또는 도쿄 노선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형항공사 하이에어도 올해 3월 일본 국제선 진출을 예고한 상태다.

화물 운임 하락, 중국 이슈는 부담

불꺼진 중국비자신청서비스센터 <사진=연합뉴스>
불꺼진 중국비자신청서비스센터 <사진=연합뉴스>

올 한해 항공업계 실적 전망이 대체로 긍정적이나 일각에선 항공사 실적 개선이 예상보다 더뎌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IATA는 올 한해 전 세계 화물 부문 예상 수익이 1494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대비 520억 달러 줄어든 수치다. 올해 항공 화물 수요가 코로나 이전 수익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화물 운임료 또한 낮아질 것으로 관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성봉 하나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경우 항공 화물 수요 둔화와 밸리카고 공급 확대 영향으로 운임이 하락하고 매출 또한 줄어들 것”이라 밝혔다. 이어 “여객 수송 수요가 증가하던 지난해 하반기부터 항공 화물 운임은 급락 중”이라 덧붙였다.

우리와 중국 정부간 마찰로 중국 하늘길 리오프닝이 사실상 잠정 중단된 것 또한 국내 항공사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일 우리 정부는 중국발 코로나 확산을 우려하며 중국발 입국자에 대해 전원 48시간 이내 PCR 검사 또는 24시간 이내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 제출을 의무화했다.

10일에는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의 중국발 입국자 규제를 문제 삼으며 한국인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전면 중단했다.

중국 정부의 제로 코로나 정책 폐지 후 기대됐던 현지 여행 수요 회복이 무기한 늦춰지게 된 것으로, 해당 조치 발효 후 국내 항공사들 또한 준비 중이던 중국 노선 운항 재개 및 증편 계획을 전면 수정 및 보류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 재개가 언제쯤 가능할지 여부가 항공사 실적 개선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중국 현지 코로나 확산이 정점에 도달했다는 보도들이 나오고 있으나, 양국 관계 정상화를 위해선 외교적 입장차를 극복하는게 우선이라 하늘길 리오프닝 시점을 예단하기도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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