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장비 제조사 협력 및 실증 나서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차세대 통신 기술 '오픈랜(개방형 무선접속망)' 실증 및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오픈랜이 6G 이동통신 서비스 운용에 필수 기술로 꼽히는 만큼 관련 기술을 선점, 6G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가 국제 오픈랜 표준화 단체인 'O-RAN 얼라이언스'에 참여하고, 장비 제조사와 협력해 오픈랜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픈랜은 기지국을 비롯한 무선 통신장비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분리하고, 다른 제조사에서 만든 장비를 연동하는 표준기술을 뜻한다. 이동통신사가 원하는 장비를 맞춤형으로 선택해 특정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에 대한 종속성에서 벗어나고, 운용 효율성을 높일 수 있어 차세대 통신 기술로 손꼽힌다.
SKT는 최근 글로벌 통신장비 회사 노키아와 함께 상용망에서 오픈랜 기술 성능 검증을 마쳤다. SK텔레콤과 노키아는 지난해 5G 64 TRx 장비와 연동된 가상화 기지국을 개발하는 등 지속적으로 오픈랜 연구를 함께 진행해왔다. 이번에 국내 처음으로 상용망에 설치해 5G 성능을 실증에 나선 것이다.
SK텔레콤은 앞서 O-RAN 얼라이언스가 주최하는 ‘플러그페스트(PlugFest)’ 행사에 주관사 자격으로 참여해 다양한 실증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얼라이언스의 6G 분야 차세대 연구그룹 중 ‘6G 요구사항·서비스’ 분야에서 공동 의장사를 맡은 만큼 글로벌 협업을 주도 중인 것으로 얼려진다.
KT는 지난해 8월 ‘오픈랜 얼라이언스’ 회의에서 제안한 오픈랜 연동 규격이 표준 승인을 받았다. KT가 제안한 규격은 다른 제조사에서 개발된 5G 기지국의 분산장치(DU)와 무선장치(RU)를 하나의 기지국처럼 동작시키기 위해 필요한 규격이다. 그간 오픈랜 얼라이언스에서 정의된 DU와 RU 간 개방형 인터페이스는 국내 5G 무선망에 직접 적용하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와 함께 KT는 자사 융합기술원에 오픈랜 테스트베드(시험장)를 구축하고 일본 통신사 NTT도코모와 정보통신기술 장비·서비스 기업인 후지쯔 등과 함께 기지국 장비 연동 시험에도 성공했다.
LG유플러스도 노키아, 삼지전자와 함께 오픈랜 글로벌 표준 시험망을 구성하고 표준 기반 DU·RU 장비 연동에 성공했다. LG유플러스 상용 코어망을 활용해 노키아 '오픈랜 분산자치(O-DU)'와 삼성전자 '오픈랜 무선장치(O-RU)'를 연동하는 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앞서 지난해 LG유플러스와 노키아는 5G 어드밴스드(Advanced) 및 6G 분야 연구개발 협력을 강화하는 업무협약을 체결 후 6G 시대에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오픈랜 관련 협력을 지속 추진하고 있다.
오픈랜은 전파 도달 거리가 짧아 기지국을 촘촘하게 설치해야 하는 6G 서비스 운용에 안성맞춤이다. 업계에선 오픈랜 도입을 통해 통신 장비 구축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러 회사의 통신 장비를 함께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지국 구축 속도도 빨라질 전망이다.
6G 상용화가 2030년으로 점쳐지는 만큼 오픈랜 시장도 함께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오픈랜 시장은 2030년 동안 연평균 42% 성장률을 기록하며 2030년 320억달러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오픈랜 생태계 확장 본격화는 5G, 6G 시장 안착은 물론, 국내 통신장비 사업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전망이다”며 “ 다양한 제조사 기지국 장비를 서로 연동하게 되면 기존보다 더 효율적으로 망을 구축해 안정적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