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33조·영업수익 3조 업계 7~8위
금융지주 지원·화학적 통합 등 관건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사진=KB라이프생명>
이환주 KB라이프생명 대표<사진=KB라이프생명>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의 통합법인 KB라이프생명이 공식 출범한 가운데 향후 생명보험시장의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다만, 출범 당시 외친 톱3 도약을 위해선 금융지주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과 회사 간 물리적‧화학적 결합이 동반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은 지난 2일 출범식을 열고 통합법인으로서 첫 발걸음을 뗐다. KB금융그룹이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한 이후 약 2년 만에 이뤄진 통합이다.

이환주 대표는 출범식에서 '최고의 인재와 담대한 혁신으로 가장 신뢰받는 평생행복파트너'라는 새 비전을 선포하고 차별화된 종합금융 솔루션을 통해 국내 탑티어 생보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2030년까지 업계 3위를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제시했다.

다만, 이러한 포부와는 별개로 목표달성까지 길은 상당히 험난할 전망이다. KB라이프의 총자산은 작년 10월 말 기준 33조4,725억원으로 업계 8위에 머물고 있다. 보험영업수익(3조550억원)으로도 업계 7위권이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총자산 규모는 지난해 9월말 기준 279조원이다. 2위 한화생명(125조원), 3위 교보생명(114조원)도 자산규모로는 KB라이프생명 대비 최소 3배 이상이다.

이러한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선 금융지주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요구된다.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지주 산하 여러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전략 수립, 새로운 M&A전략 등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KB라이프 출범식에서 "안정적인 재무적 기반과 뛰어난 인적 역량, KB금융의 경쟁력과 네트워크가 결합해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며 "톱티어 생명보험사를 향한 목표가 반드시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임직원 간의 화학적 통합이 단기간에 이뤄지기 쉽지 않다는 점도 불안거리다. 양사의 통합 작업 과정이 짧은 기간에 이뤄진 데다 푸르덴셜생명이 외국계 회사인 만큼 문화적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앞서 신한라이프 역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 과정에서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인사·복지를 둘러싼 노사 갈등을 겪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선 이환주 대표가 선임될 당시 보험업 경험이 없는 은행원 출신 인사인 것을 두고 실적보단 내부 조직 단속에 방점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또한 서로 다른 영업 체질도 융합시켜야 한다. KB생명의 경우 초회 보험료의 95%를 방카슈랑스에 의존해왔다. 반면, 푸르덴셜생명은 전속 설계사 조직을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앞서 신한라이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화학적 결합의 경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영업채널, 문화 등 여러 면에서 차이가 있어 진통이 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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