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ㆍ카드 이어 순익 비중 3위 ‘비은행 경쟁력 커져’…구조조정 우려↓ㆍ일반보험 물량도 유지 기대

[현대경제신문 장우진 기자] KB금융지주의 LIG손해보험 인수가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가 최종 확정되면 KB금융은 금융지주사 최초로 손해보험사를 보유하게 되는 것으로, 비금융 확대를 통해 신한금융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LIG손보 매각주관사인 골드만삭스는 KB금융을 LIG손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우선협상권은 지난 11일부터 2주간 배타적으로 유지되며, 금융당국의 자회사 승인 심사를 통과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일단 업계에서는 인수 후 후폭풍은 상대적으로 덜할 것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이 손보사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만큼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적다.

노조도 우선협상자 선정 다음날인 12일 성명서를 내고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LIG구성원의 단결과 투쟁이 대주주의 마음을 움직였다. 대주주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KB금융의 인수가 확정된다면 노조에서도 크게 반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KB금융도 LIG손보 인수 후 별도의 인위적 구조조정을 지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LIG손보는 업계 4위사인 만큼 KB금융 입장에서는 비금융 확대에 물꼬를 트게 된다. KB금융은 어윤대 전 회장 시절부터 비은행 부문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IMG생명 한국법인 인수 무산,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 무산 등 M&A에 연이어 실패했다. 금번 인수전에서도 롯데그룹, 동양생명에 다소 밀리는 듯해 보였지만 KB금융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며 반전을 꾀하게 됐다.

KTB투자증권 오진원 애널리스트는 “KB금융은 자사보다 2배 이상 높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시현 가능한 LIG손보 인수라는 측면에서, LIG손보는 그간 악화되었던 브랜드 이미지 회복과 채널 시너지 및 RBC에 대한 우려 해소를 기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KB금융은 국민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국민은행은 작년 8천2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카드분사 후 체크카드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KB국민카드가 3천800억원 이상 순익을 기록하며 선전했지만, 10여곳에 달하는 다른 계열사들은 이렇다 할 힘을 내지 못했다.

KB자산운용이 75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두 배 이상 흑자폭이 확대됐을 뿐 다른 계열사인 KB투자증권은 120억원, KB생명 90억원, KB인베스트먼트는 61억원에 각각 그쳤다. 다른 계열사들은 이보다 낮은 순익을 기록하거나 적자를 봤다.

반면 신한금융은 작년 신한은행이 1조3천73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은행 중 유일하게 1조원을 넘었다. 신한카드도 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며 6천600억원의 순익을 올렸다. 신한생명은 작년 부진에도 800억원을 기록했으며, 2012년도에는 2천억원 이상의 순익을 기록했다. 이 외 신한금융투자 750억원, 신한캐피탈 500억원,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200억원 등 비은행 부문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그러나 LIG손보가 KB금융으로 편입되면, KB금융은 순이익 1천억원 이상 올리는 계열사가 3곳으로 늘게 되면서, 은행에 편중됐던 수익구조에 변화를 줄 수 있다. LIG손보는 작년 사업연도(4~12월)간 1천200여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또한 KB금융은 인(人)보험(생보)와 재물ㆍ배상 등(손보) 등을 모두 커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LIG손보는 강점인 일반보험 물량이 KB금융으로 인수될 시, 타 후보자 인수시에 비해 그대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LIG손보의 일반보험 시장점유율은 18.4%로 삼성화재(29.2%)에 이어 2위를 기록했으며, 범LG 물량이 약 30% 정도 된다.

우리투자증권 한승희 애널리스트는 “범LG가의 일반보험 물건 이탈, 설계사나 임직원의 직 등의 리스크는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며 “현 영업기조 유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의 인수가 확정되게 되면, 비은행 부문에서는 확실히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면서 “다만 LIG손보가 방카슈랑스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시너지는 고민해봐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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