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라인 자산운용 7대 지주사에 공식 서한 발송
부족한 주주환원 저평가로 이어진다 주장
증권업계선 시장 상황 악화로 회의적 시선

여의도 금융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금융가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행동주의 펀드로 알려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를 상대로 주주환원 정책 도입을 요구해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한차례 파란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주운동 등으로 행동주의펀드로 널리 알려진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은 2일 공개서한을 통해 국내 7대 금융지주사에게 오는 2월 9일까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본배치정책 및 중기 주주환원정책을 도입하고 공정공시를 통해 공식 발표할 것을 요구했다.

대상 금융지주사는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J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로 얼라인 측은 “국내 상장 은행들은 예외 없이 해외의 주요 은행 대비 극심한 저평가에 시달려왔다”며 "오랜 노력으로 해외 유수 은행에 비견되는 자산건전성, 자본비율, 자기자본이익률을 갖추었음에도 비효율적인 자본배치와 부족한 주주환원으로 인해 주식 시장에서는 장부상 순자산가치에도 한참 못 미치는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고 이번 주주행동의 배경을 설명했다.

2017년에서 2022년 3분기까지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는 위험가중자산이 연평균 8.6% 증가한데 반해 해외 은행은 3.1% 수준이었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의 배당성향은 2021년 기준 KB금융이 26% 신한금융 24%, 하나금융 25%, 우리금융 25%다. 해외 은행이 2021년 한 해 평균적으로 당기순이익의 64%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동안 국내 은행의 총 주주환원율은 24%에 불과했다. 

하지만 금융지주사의 배당 증액 등의 정책 변경 가능성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 2020년말 금융사들의 실적 성장에도 정부는 금융사들에 배당 성향을 20% 이내로 제한한 ‘배당 자제’ 권고를 내렸다. 당시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에 따른 건전성 악화 우려 등을 감안해 배당을 더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지난 12월 21일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주요 금융지주들이 연말 배당 성향을 30%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질문에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정책에 대한 의사결정은 결국 이사회 통제를 받는 경영진의 몫"이라면서도 "지금처럼 변동성이 크고 어려운 시기엔 다양한 방식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따라 금융회사가 단기간에 큰 어려움이 있을 때 그를 감내할 여력에서 배당이 이뤄져야 한다는 원칙론적인 생각이 있다"고 밝혀 배당 증액에 대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증권업계에선 금융시장 상황 악화로 인한 배당 증액에도 회의적인 견해를 보였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들어 조달금리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는데 은행 자산 성장률은 높은 금리로 인해 둔화될 수밖에 없다“며 ”조달금리의 가파른 상승이 순이자마진 축소 압력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4분기 어닝쇼크가 발생한 경우가 많아 이러한 변수들로 인한 배당 감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이자비용률 상승 부담으로 이어져 순이자마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과 무역적자 누적 등 지속적으로 경기 침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이는 곧 비은행 자회사 수익성과 비이자이익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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