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평택 생산라인 신규 구축
SK, 서버용 반도체 시장 집중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반도체 업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압도적 기술 개발을 통한 위기 탈출을 모색 중이다. 내년 하반기로 예상되는 D램 가격 반등에 앞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반도체 초격차 유지를 위한 생산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4년까지 파운드리 생산라인 투자를 10배 늘리고, 2027년 선단공정(초미세공정) 생산능력을 올해보다 3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까지 경기 평택 3공장(P3)에 12인치 웨이퍼 월 생산량 10만 장 규모의 D램·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라인을 신설한다. 평택 4공장(P4)도 비슷한 시기에 외관 공사가 완료될 예정이다. P4는 신규 낸드플래시 라인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라인이 모두 갖춰진 복합 팹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첨단 D램·파운드리 생산에 필요한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도 10대 이상을 새로 들이기로 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보유한 EUV 장비 수는 40대가량으로 파악된다.

미국 생산 능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 테일러시에 건설 예정인 파운드리 공장 관련 현지 클린룸 설비를 국내외 협력사들을 대상으로 발주했다. 

SK하이닉스도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MCR DIMM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관련 기술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고속 서버용 D램인 'MCR DIMM'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으로, 해당 제품은 초당 4.8Gb인 서버용 DDR5보다 속도가 80% 넘게 빨라진 것이 특징이다.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 서버에 탑재되는 eSSD(기업용 대용량 저장장치) 분야에서도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올 8월 SK하이닉스는 현존 최고층인 238단 낸드플래시 개발을 성공했으며 올 상반기 양산을 앞두고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초당 2.4Gb로 이전 세대 대비 50% 빨라졌다.

SK하이닉스는 초고성능 기업용 SSD 제품인 'PS1010 E3.S(PS1010)'도 공개할 예정이다. PS1010은 SK하이닉스의 176단 4차원(4D) 낸드를 여러 개 합쳐 만든 패키지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 이후 반도체 시장 반등을 겨냥한 선제 조치로, 미래 시장을 대비해 초격차 기술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라며 “고사양 메모리 분야에서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지만 업황 반등 시기가 더뎌질 가능성도 상존하는 만큼 신중론을 이어가야 한다는 시각도 적지않다”고 전했다.

한편 업계에선 반도체 침체기가 이르면 올해 2분기에 끝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 경기 회복에 따른 재고 재축적 수요와 공급 제한 효과가 발현되며 D램 시장이 내년 3분기를 저점으로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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