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리더십 인정...CEO 연임 잇따라
조직개편 사업성 강화에 초점 맞춰 진행
리스크 관리 성과 인원 중심 조직개편나서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2022년 파란의 한 해를 보냈던 증권업계는 다시 다가오는 2023년 준비에 분주하다. 변화보다는 안정을 중시한 인사 및 조직개편이 이뤄졌고 사업성 강화와 산적한 위기를 돌파해갈 리스크관리가 과제로 남았다.

 

연임에 성공한 박정림 KB증권 공동대표, 김성현 KB증권 공동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 왼쪽부터) 
연임에 성공한 박정림 KB증권 공동대표, 김성현 KB증권 공동대표,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 (사진 왼쪽부터) 

변화보다는 안정...연임에 성공한 CEO들

2023년 증권업계는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했다. 당초 2022년 2분기부터 이어진 실적 쇼크로 한때 최고경영자 연임 위기설이 돌았으나 위기가 산적한 시장에서 변화보다는 검증된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며 임기 종료를 앞둔 주요 증권사 최고경영진들은 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12월 15일 계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4년째 CEO를 맡고있는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의 연임을 사실상 확정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도 이달 초 사장단 정기인사를 통해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2019년부터 한국투자증권의 사령탑을 맡고 있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도 5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안정을 기해야 할 때라고 판단한 만큼 유임된 CEO들을 중심으로 내년에는 신임에 대한 성과를 입증해야 하는 책임감은 더욱 커졌다는 평이 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해보다 내년에 위기의 파고가 더욱 클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오면서 안정 속 변화를 꾀하기 위해 기존 경영 체제를 유지했다"며 "내년이 증권사 CEO들의 경영 능력을 극명하게 드러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불안한 시장...조직개편 사업성 강화에 초점

증권업계에선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조직개편과 함께 사업성 강화에 나섰다.

이번 증권업계 조직개편 주요 핵심 키워드 중 하나는 자산관리(WM)·기업금융(IB) 부문 강화다.

불안정한 금융 시장 환경이 지속되는 만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위기 관리 강화와 안정적 실적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리테일 부문에선 IT서비스 조직 강화로 보다 소비자 친화적인 서비스 개발과 발굴에 힘을 싣는 것도 주목된다.

신한투자증권은 WM영업조직을 통합하고 IB부문인 글로벌투자금융(GIB) 그룹을 확대 개편했다. GIB그룹은 GIB1그룹(Book Biz)과 GIB2그룹(ECM·DCM)으로 분리해 비즈니스 라인별로 균형있는 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연말 인사를 통해 투자은행 조직을 확대 개편한다고 밝혔다. 커버리지 업무를 담당하는 IB2본부를 2개 조직으로 나눠 내년 자본 시장을 찾는 수요에 대비한다. 이로써 한국투자증권은 IB그룹 구성을 기존 3본부에서 4본부로 확대했다.

KB증권은 디지털, 플랫폼, IT 조직을 통합한 디지털부문을 신설했다. 디지털부문 아래에는 플랫폼총괄본부를 신설했고 온라인 브로커리지(BK) 전담 에자일(Agile) 조직인 ‘M-able Land Tribe’를 두게 했다.

KB증권은 이 같은 조직개편을 통해 고객 중심의 금융투자플랫폼 경쟁력을 한 층 더 강화해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자산관리Tribe는 온라인 자산관리 상품·서비스 혁신을 주도하고 이와 연계한 디지털 마케팅을 집중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한층 더 강화되는 리스크관리

2023년 증권업계가 넘어야 할 과제 중 하나에는 리스크관리도 있다. 2022년 시작된 인플레이션, 세계 각국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기조는 새해에도 여전하다. 증권업계는 리스크관리 조직 개편 및 강화로 불리한 시장상황을 극복하고 리스크관리에 만전을 다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증권은 2023년 조직개편과 인사의 핵심을 조직 내실화와 선제적 리스크관리로 뽑았다.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중복돼 있던 본부 기능을 재편해 정예화하고 관리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IB솔루션 1·2·3실이 신설됐다. 또한 지주 은행과의 협업을 위해 은행 기업투자금융(CIB)그룹장이 증권 IB그룹장을 겸직하도록 했다.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도 강화돼 기존 리스크관리본부에 더해 투자심사본부를 신설해 내부통제와 독립성을 강화했다. 이어 소비자 규제에 대한 중요성이 확대된 데 발맞춰 소비자보호총괄(CCO)과 소비자리스크보호총괄(CCRO)을 분리 운영하기로 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에선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선제 대응과 리스크관리 및 내부통제 강화에 초점을 뒀다“며 ”이를 통한 조직의 내실화와 정예화로 효율적 조직 운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증권도 최근 영업과 리스크 관리에서 성과를 낸 인원들을 승진시켰다. 천정환 부동산PF(프로젝트파이낸싱) 본부장과 한성주 홀세일 본부장이 각각 상무로 승진했고 백승목 리스크관리 담당도 상무로 승진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임원인사는 성과주의 인사 원칙에 따라 회사 경영실적 향상에 기여한 인재를 우선 승진자로 선정했다"며 "향후 증시 변동성을 예의주시하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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