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진출, 저가 요금제 도입 등 수익성 개선에 총력

<사진=웨이브>
<사진=웨이브>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코로나 엔데믹 전환과 함께 성장 정체기에 접어든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업계가 사업구조 개편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서고 있다. 신규 가입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해외 진출, 광고 요금 도입 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수익성에 빨간불이 들어온 OTT업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위기 탈출을 모색 중이다. 

최다 지상파 콘텐츠 보유가 강점인 웨이브의 경우 K 콘텐츠을 앞세워 글로벌 무대에 본격 진출, 수익성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웨이브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미주지역 K 콘텐츠 플랫폼 코코와 인수를 결정했다. 코코와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브라질 등 주요 미주지역 30여 개국에 K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시즌을 흡수합병하며 토종 OTT 1위 자리를 굳건히 다진 티빙 역시 글로벌 OTT 파라마운트와 협업 강화에 나섰다. 파라마운트는 티빙 오리지널 ‘욘더’에 공동 투자, 파라마운트+를 통해 전세계에 선보인 바 있다. 양사는 티빙의 해외진출을 돕고, 콘텐츠 공동 제작 등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LG유플러스와 매각 협상에 실패한 왓챠의 경우 일단은 신규 투자금 유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초 왓챠는 1000억원 규모의 상장 전 투자유치(프리IPO)를 추진하다 무산된 뒤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한 상태다. 왓챠는 신규 서비스와 콘텐츠로 성과를 내 적자 폭을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OTT업체들의 경우 국내 시장 성장 정체 속 매출 증대를 위한 해법으로 광고 요금제 도입을 택했다. 

광고 요금제는 글로벌 1위 OTT업체인 넷플릭스가 첫 선을 보였다. 넷플릭스가 '무광고 시청'이라는 OTT 업계 원칙을 깨고 광고 요금제라는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광고 요금제를 선택한 이용자는 시간 당 평균 4~5분 가량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그간 광고 요금제 도입에 소극적이던 넷플릭스였으나 올해들어 신규 가입자가 증가를 넘어 감소세로 돌아서자 결국 광고 요금제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된다. 넷플릭스의 구독자 수는 지난 1분기 약 20만 명, 2분기 약 97만 명 감소했다.

디즈니 플러스도 광고형 요금제 도입에 동참했다. 디즈니플러스는 월 7.99달러(약 1만 원) 수준의 저가형 신규 요금제를 미국에서부터 출시했다. 광고가 없는 요금제는 기존보다 약 3달러 인상했다. 한국 등에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광고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선 해외에서 도입이 예고된 '계정 공유' 금지 조치의 국내 도입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최근 넷플릭스는 내년 초부터 외부인과 계정을 공유하면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제도 등 도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계정 공유 금지의 경우 국내 OTT 업체들이 쉽사리 택하기 어렵다 보니 실제 국내 도입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빠르게 성장해 온 OTT업계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 속 위기를 맞은 상황"이라며 "성장 정체기엔 그에 맞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형 요금제의 경우 수익성 개선의 효과적 수단이 될 수 있기에 넷플릭스나 디즈티 플러스 외 여타 OTT 업체들 또한 조만간 이를 택할 것으로 본다"고 지적하며 "해외 진출 역시 유료 가입자 증가 및 이를 통한 투자자 유치을 고려할 때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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