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직원 대출금 8억원 빼돌려
한자릿수 BIS비율에 건전성도 빨간불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연이은 악재에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신뢰도가 흔들리면서 내년 초 임기가 끝나는 권종로 대표의 연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투자저축은행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수개월에 걸쳐 대출금 8억원 가량을 빼돌렸다.

위탁매매(BK·브로커리지)팀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업무를 담당하던 3~4년 차 직원인 A씨는 담당 부서에서 대출을 승인하면 이를 송금을 하면서 일부 금액을 빼돌리는 방식으로 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에서 횡령 사고가 발생하면서 금융사의 생명인 신뢰도 하락에 따른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이미지 실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번 횡령이 내부통제 소홀 문제로 불거질 경우 권종로 대표의 책임론도 제기될 수 있다.

임기 만료를 약 3개월 앞둔 권 대표의 연임에도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 대표는 지난 2019년 1월 대표이사에 취임해 4년째 한국투자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부동산 경기 호황에 대출 수요가 늘면서 전년 동기(604억원) 보다 48% 늘어난 89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올해도 기준금리 인상으로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3분기 누적 기준 6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선방했다.

다만 빠르게 자산을 늘린 탓에 최근 자본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점은 문제다.

올해 3분기 기준 한국투자저축은행의 BIS비율은 9.77%로 전년 동기(11.35%) 대비 1.58%p 하락했다. 금융당국의 권고인 8%를 상회하기는 하지만 저축은행 평균(15.34%)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BIS비율은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금융사의 손실흡수능력을 파악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본 건전성 지표로 꼽힌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BIS 비율은 최근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18년 말 16.06%였던 BIS비율은 2019년 15.27%, 2020년 13.69%, 2021년 11.99%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도 한국투자저축은행의 계속되는 BIS비율 하락을 우려해 지난해 11월 위험가중자산 급증에 따른 자기자본 관리를 주문했지만 1년이 지나도록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내년에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간다는 의지를 재차 밝힌 만큼 이자부담이 커진 차주들의 신용리스크가 악화할 수 있어 건전성 지표를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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