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IPO 주관사 책임 및 처벌요건 강화
상반기 IPO강자 KB증권, IPO불황에 주춤
침체 내년 상반기까지 전망...업계 버티기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이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춤할 전망이다. 증시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IPO시장에서 주관사의 책임이 강화되면서 대형사들은 IPO 일정을 연기하고 있다. 악재가 겹치면서 증권업계는 내년 하반기까지 견디기에 나서는 분위기다.

금융위원회는 기업공개(IPO) 시장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고 IPO 시장의 공정하고 건전한 발전을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18일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사전수요조사 허용을 통한 적정 공모가 밴드 설정, 주관사 책임 하 주금납입능력을 확인 후 청약과 배정. 상장 당일 가격변동폭 확대를 통한 적정 균형가격 조기 발견 등 3가지 핵심 사항을 골자로 한 제도 개선을 실시할 방침이다.

특히 IPO 주관사의 책임 영역이 확대돼 IPO 진행에서 수요예측 참여기관이 판단한 후 물량을 배정토록 하지만 확인 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파악되면 금감원 검사를 통해 업무정지까지 내릴 수 있는 근거를 마련됐다. 허수성 청약기관에 대해서도 주관사가 배정물량 축소, 수요예측 참여제한 등 제재 등이 가해질 예정이며 상장 직후나 의무보유기간 종료 후 발생하는 대량 공모주 매도도 방지된다.

IPO 주관사 책임 강화라는 경영 악재를 만난 증권업계는 앞서 올 상반기 IPO시장 호황 이후 하락 국면에 직면해 있다. 

LG에너지솔루션 IPO를 주관한 KB증권은 IPO부문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B증권은 올해 12월까지 IPO 8건을 주관해 공모 총액이 13조4,478억원에 달한다. 국내 증권사 IPO 공모액 순위 2등인 신한투자증권의 총 공모가액(6,020억) 보다 한참 앞서는 압도적 1위다.

KB증권의 올해 IPO 실적은 LG에너지솔루션과 2차전기 기업으로 시장의 관심을 모았던 더블유씨피(WCP) 등 증시 입성에 성공한 대형 딜을 모두 주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눈부신 IPO실적은 IPO시장에서의 주관사 책임 강화와 대형사의 IPO 등의 여파로 단발성 호실적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시장의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증권는 지난 10월 케이비제23호스팩을 상장한 것을 끝으로 IPO 주관에 참여를 하지 않았다. 예정된 대형 딜 수임 경쟁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셔 내년 골프존카운티와 케이뱅크 등 조 단위 시가총액에 도전하는 기업들의 IPO에서 KB증권은 주관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나마 LG CNS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IPO 대표 주관사 지위를 따냈으나 최근 이어진 증시 불황으로 상장 계획은 미뤄졌다.

이 같은 IPO시장 주관사 책임 강화와 최근 이어진 증시 불황의 여파로 대형사의 IPO 계획 지연 등 경영여건 악화에서 내년 하반기에 예상되는 시장의 회복기까지 증권업계가 견디기에 들어갔다는 의견이 나왔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신규 상장 종목의 상당수가 코스피 대비 부진했고 투자자 관심에서 멀어졌다"며 "주식시장이 안정기에 진입해야 반전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형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올해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 하락으로 투자금 회수를 하지 못하고 발이 묶인 기관 투자자들이 많다”며 “IPO 시장 침체는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IPO시장의 전망이 어두운 것은 사실이나 스몰딜을 위주로 사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며 “IPO는 꾸준한 준비 끝에 결실을 맺는 사업인 만큼 다시 올 IPO 시장 회복에 대해 지금은 견디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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