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 계획 점검 및 조직 개편 등 전략 마련 나서

삼성전자 'LPDDR5X' D램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LPDDR5X' D램 <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역대급 메모리 반도체 업황 부진 여파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전자업계 4분기 실적 전망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이에 따른 모바일, 가전, 서버 등의 수요 위축으로 메모리 재고가 증가, 내년 상반기까지도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3분기 D램 시장규모는 175억 4800만달러(약 23조 140억원)로 지난 2분기 249억8400만달러(약 32조 7700억원)보다 29.8% 축소됐다.  

세계 경기 악화로 소비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이는 재고 증가와 제품 가격 하락 등으로 이어지며 불황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품별로 살펴보면 PC용 범용 제품으로 쓰이는 DDR4 8기가비트(Gb) D램의 지난달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2.21달러로 올해 가격 중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USB용 128Gb 낸드플래시도 평균 11월 고정 거래 가격이 4.14달러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같은 상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생산 전략을 재점검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하는 등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D램 매출은 71억 3000만 달러로 전분기보다 34% 감소했다. 시장점유율도 하락해 메모리 반도체 매출 1위 자리를 인텔에 내주고, 비메모리 부문에서는 1위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삼성전자는 오는 22일 열리는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를 통해 최종 조직개편을 완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어드밴스드 패키지팀’을 신설해 메모리 반도체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 간 시너지를 모색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의존도가 큰 SK하이닉스는 4분기 적자를 기록할 거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시설투자액을 올해 대비 50% 이상 감축하고 수익성이 낮은 제품 위주로 감산을 진행해 시장 불확실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임원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미래전략 산하에 '글로벌전략'을 신설했다. 이 조직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각국의 정책 변화를 점검하며 새로운 전략을 마련하는 역할을 한다.

일각에선 적극적인 감산 및 투자 계획에 따라 업황 반등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고 보고 있으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혹한기'가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표적인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는 각 기업들의 높은 재고 수준이 꼽힌다”며 "메모리 업체들이 잇따라 투자 축소 및 감산 행렬에 뛰어들고 있는 만큼 내년 하반기부터 수급 개선에 따른 업황 반등을 기대할 수 잇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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