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 임대현 기자
금융부 임대현 기자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새 국제회계기준인 IFRS17의 도입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이는 2011년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 이래 10여 년 만의 변화다.

IFRS17은 보험부채의 평가 기준을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하는 것이 골자다. 앞선 제도인 IFRS4의 경우 국가별로 회계기준이 상이하고 보험산업만의 특수한 회계처리 방식으로 인해 타 산업과 괴리감이 크다는 비판이 많았다.

특히 수입보험료의 경우 바로 매출로 인식하지만 비용에 해당하는 보험금은 수년 뒤에 지불되는 만큼 수익과 비용이 제대로 매칭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 제도 변경이 이뤄진다면 이러한 우려들은 불식시킬 것으로 보이지만 시행을 앞둔 올해 보험사들은 준비과정에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지급여력 비율 산출 기준이 달라져 보험사는 자본을 확충해 대비해 놔야 했는데 급격한 금리인상 여파로 건전성이 크게 흔들렸다.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이행 사태로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채권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보험업계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물론 새로운 제도 도입 이후에도 업권 전반적으로 건전성은 흔들릴 수 있다. 부채 시가평가에 따라 가용자본 감소가 나타날 수 있고 위험액 산출 기준 변화에 따라 요구자본 확대가 예상되는 탓이다.

특히 저축성보험 위주 판매로 보장성 상품 비중이 낮은 중하위권 생보사들의 경우 새로운 환경에서 자본관리능력이 더 저하될 수 있다.

반면, 증권가에선 실제 제도 도입 시 보험사들이 보험부채 구성항목에 계약서비스마진(CSM) 수치를 별도로 기재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 자산 및 이익이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보험사가 IFRS17 전환 시점에서 과거 1~5년까지 계약을 소급해 CSM을 계산할 수 있도록 선택권을 부여했는데 업계에선 통상 CSM의 10% 정도가 순익으로 잡힐 것으로 보고 있다.

CSM은 보험사가 보험계약 판매를 통해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현재가치를 뜻한다. 당장의 눈앞을 보기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준비해온 회사들이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의미다.

비 온 뒤엔 땅이 더욱 굳어지듯 새로운 제도 시행에 맞춰 보험사들 중 옥석이 가려질 시기가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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