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원자재가 인하, 제품 가격 낮춰야”
철강 “수급 불안·달러 강세, 인하 힘들어”

복구 작업 한창인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 <사진=연합뉴스>
복구 작업 한창인 포항제철소 제2열연공장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유덕규 기자]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 선박용 후판 가격 협상이 해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3차례 연속 후판가 인상 여파로 막대한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한 조선업계가 원자재가 인하를 근거로 후판가 인하를 요구 중이나, 철강업계가 수급 불안 및 달러 강세 등 외부 요인을 고려 인하는 힘들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13일 업계 따르면 조선업계와 철강업계 간 올해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조선업계가 상반기 대비 철광석 가격이 인하된 만큼 후판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으나, 철강업계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는 앞서 3차례 협상에서 원자재 인상에 따른 철강업계 부담을 고려 가격 인상에 동의한 만큼, 이번에는 후판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 3차례 가격 협상 당시 철강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철광석을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자 조선업계에 후판가 인상을 요구해 이를 관철 시킨 바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선박용 후판은 선박 제조원가의 20%가량 차지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꾸준한 선박 수주에도 불구 후판 가격의 급격한 상승으로 여전히 업계 전체 수익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란 점에서 이번에는 철강업계가 인하 요구를 받아드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철강업계는 대내·외 불안 요인이 크다 보니 후판 가격 인하를 결정하기 아직 이르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철강 수요 부진에 따른 철강재 가격 하락과 침수 피해로 인한 철강 판매량 감소에 더해 화물연대 파업에 따른 수급 불안, 달러화 강세 지속 등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 후판가 인하는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매년 상·하반기 한 번씩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해 왔고 통상 협상 시작 2~3개월 안에 이를 마무리 지었다. 협상은 각사별로 개별 진행되며 구체적 가격까지 공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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