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집값 하락세 영향

서울 강동구 둔촌동 일원에 문을 연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재건축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
서울 강동구 둔촌동 일원에 문을 연 둔촌주공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 견본주택에서 방문객들이 재건축 단지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서울 지역 최대 도시정비사업으로 이목이 집중됐던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과 성북구 장위4구역 재개발 사업지(장위자이 레디언트)의 청약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부동산 침체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들 지역 청약 결과에 따라 내년 분양시장 분위기는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7일 진행된 올림픽파크포레온 1순위 해당 지역 청약 결과 3695가구 모집에 총 1만7378명이 접수해 평균 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 접수 첫날인 6일 열린 1순위 해당지역(서울시 2년 이상 거주자) 청약에서 마감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대부분 주택형이 예비입주자 500% 요건(청약 경쟁률 5대1 이상)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어 7일 1순위 기타지역(서울시 2년 미만 거주자 및 수도권 거주자) 청약까지 진행했으나 3731명이 추가 신청하는 데 그쳤다. 전체 주택형 16건 중 절반이 2순위 청약까지 넘어갔다.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상황도 좋지 않았다. 7일 1순위 당해지역 청약에서 956가구 모집에 2990명이 신청해 평균 경쟁률이 3.1대 1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16개 타입 중 4개 타입만 접수를 마감했으며 소형 평수인 49㎡E에서는 11가구 모집에 신청이 10건에 그쳐 미달됐다.

업계에서는 두 단지가 가진 장점이 상이해 수요자들로부터 상당한 관심을 불러 모을 것이라 예상했던 바 있다. 둔촌주공은 송파구에 인접한 준(準)강남권이란 입지 조건이, 장위4구역은 모든 평형에서 중도금 대출 가능 지역한다는 게 비교 강점으로 꼽혀왔다.

그러나 고분양가에 금리 인상이 지속되며 대출이자 부담이 커진데다가 최근 집값 거래 절벽으로 수요자들 사이에서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며 시세 차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되며 청약에 관망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대단지 도시정비사업 기대주로 분양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킨 두 대단지들이 부진한 결과에 내년 청약시장 분위기 역시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수요자 위주로 분양시장이 재편되면서 입지나 분양가, 단지 규모, 금융 혜택 등을 따져보는 청약자가 늘어나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돼 분양시장의 양극화 역시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과거 대형 브랜드일수록 상품성뿐만 아니라 입지도 우수한 경우가 많아 여러모로 단지 가치 상승에 유리해 청약 통장이 몰렸으나 고금리 여파 등에 따른 시장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수요자들 역시 조건을 신중하게 따지는 모습”이라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정비사업 대단지들의 청약결과가 저조함에 따라 추후 청약을 앞둔 단지들도 흥행을 장담할 수 없게 돼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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