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수급지수 10년 전 수준 근접
가격 하락폭·주택 거래량 역대 최저 갱신
매수세 유입 없고 급급매만 겨우 소화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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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금리 인상에 따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수도권 지방 가리지 않고 부동산 가격이 역대급 낙폭을 기록 중인 상황에서 신규 매수세 유입 없이 급급매만 겨우 거래되고 있다. 금리 인상에 가격 하락, 거래 절벽까지 단기간 악재 해소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는 내년까지도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2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가 67.9를 기록했다. 전 주 대비 1.3포인트(p) 내려갔는데, 29주 연속 하락이자 10년 전인 2012년 8월 첫째주(67.5)에 근접한 수준이다.

매매수급지수는 기준선인 100 이하면 집을 팔려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021년 11월 셋째주 99.6을 기록하며 기준선 아래로 내려간 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권 전역이 떨어졌는데 특히 서북권(은평·마포·서대문구)과 동북권(노원·도봉·강북)이 하락을 주도했다. 전국 지수 또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 가격 하락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50% 떨어지며 지난주 기록했던 역대 최대 하락폭(-0.47%)을 갈아치웠다.

부동산원은 “대출금리가 상승됨에 따라 전세 수요는 급감하고 있는 반면, 매물 적체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가격 하방압력이 커지면서 지난주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실거래량도 급감 중이다. 서울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545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가라치웠다. 이달 역시 이날까지 155건이 거래, 역대 최저치 갱신이 유력한 상황이다. 부동산 호황기였던 2020년 6월의 한 달 거래량(1만5623건)과 비교해 보면 거래절벽이란 말도 모자란 상황이다.

매매가 여의치 않자 최근 들어 매물을 거둬들이고 전·월세로 돌리는 사례도 늘고 있으나 이 역시 급매가 아닌 이상 거래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매수급지수 하락 및 거래 급감은 금리 인상 영향으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0.5%에서 지속 상승, 지난 24일 상승분(0.25%) 포함 3.25%까지 올랐다. 이 기간 평균 2~3%대였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6~7%대까지 치솟았고 연말 8% 돌파도 예상된다.

시장 반등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내년 상반기까지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라 한은 역시 기준금리를 몇 차례 더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선 금리 인상 부담에 이른바 영끌족 중심 매물 출회가 늘겠으나 시장 전체로는 매수 대기자들의 관망세가 계속돼 거래절벽 해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3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세미나를 통해 내년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2.5%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이는 올해 누적 집값 하락 전망치(-1.8%)를 뛰어 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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