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에만 은행서 1조5,000억원 차입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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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올해 30조원의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전력의 구원투수로 시중은행들이 등판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22일 운영자금 차입을 위한 2차 입찰을 진행해 우리은행에서 9,000억원을 빌리기로 했다. 대출금리는 연 5%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하나은행은 1차 입찰에 참여해 한전에 연 5.5~6% 금리에 6,000억원을 대출하기로 했다.

이로써 한전은 이달에만 시중은행에서 1조5,000억원 규모를 차입하게됐으며 조만간 3차 입찰 제안요청서를 발송하고 추가 자금조달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한전은 은행으로부터 2조원의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한전이 은행 대출에 나선 것은 대규모 적자와 정부의 채권 시장 안정화 조치 때문이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한전은 올해 1~3분기에 21조 8,3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동기보다 적자 규모가 20조 7,102억원 늘었다. 업계에서는 한전이 올해 30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적자로 인한 자금난에 한전은 올해에만 23조원이 넘는 한전채를 발행했다. 문제는 신용등급이 높은 한전이 대규모로 채권을 발행하자 투자 수요가 쏠리면서 시장의 유동성이 급격히 위축됐다는 점이다. 그 결과 일반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더 높은 금리를 제시할 수 밖에 없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커졌다. 이에 정부는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통해 한전 등 공공기관에 회사채 발행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금융당국도 은행의 자금 여력 확보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0월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 정상화를 6개월 늦추고, 예대율 규제 비율을 6개월간 100%에서 105%로 확대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은행이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데다가 당국이 유동성 관련 규제를 완화한 만큼 대출 여력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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