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자율주행차용 반도체 수요 확대

삼성전자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반도체 3종 <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에서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의 등장으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최근 급격한 침체를 맞았지만, 차량용 반도체의 경우 수급난이 완화되면서 반도체 업계에서 유일한 승부수로 거듭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차량용 반도체를 서버, 모바일과 더불어 3대 응용처로 삼고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 1위는 미국의 마이크론인데 2025년까지 선두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가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 주목하는 배경으로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한데다 전장부품 기술 고도화로 반도체 탑재량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기 때문이다.현재 일반 내연기관 차 한 대에 100~200개 가량의 반도체가 들어간다면 전기차는 약 1000개, 자율주행차는 약 2000개의 반도체가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진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난해 450억달러(약 63조 3240억원)에서 연평균 9%씩 성장해 2026년 740억달러(약 103조 844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차량용 메모리 시장 진입한 이래 7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는 고성능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등 차량용 메모리 반도체를 개발해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에 납품해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차량용 5G 통신칩 '엑시노스 오토 T5123',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오토 V7', 전력관리칩(PMIC) 'S2VPS01' 등 차세대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3종을 개발한 바 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차량에 탑재되기 시작한 이래 고객사를 점점 늘리고 있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감산없이 투자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싱가포르에서 개최한 ‘삼성전자 투자자포럼 2022’에서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게임, 차량 등 4개 분야에서 D램 수요는 지속해서 상승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지난 8월 파운드리 업체 '키파운드리' 인수 후 차량용 반도체 사업 확장에 속력을 내고 있다. 지난해 11월 LPDDR5 8GB에 대해 국제표준 'ISO 26262: 2018 FSM'을 받았다. ISO 26262는 자동차에 탑재되는 전기·전자 시스템의 고장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11년 국제표준화기구(ISO)가 제정한 자동차 기능안전 국제표준이다. 올해 초엔 차량용 반도체 전담 조직을 세분화해 제품 개발·마케팅을 구체화했다.

박명수 SK하이닉스 D램 마케팅 담당 부사장도 지난달 26일 "향후 10년 뒤엔 자동차용 메모리 수요량이 현시점 대비 5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성능과 안정성이 탑승자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제조와 품질 관리가 까다롭고 수요에 비해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다. 업계에선 시장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기존 업체들 간 경쟁이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D램의 세대교체가 늦어지는 만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새로운 먹거리를 위해 차량용 반도체에 집중하고 있다”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부터 자율주행까지 다양한 첨단 기능의 핵심이 되는 반도체인 만큼 높은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선점에 나설 수 있단 판단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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