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이자·자동차 할부 혜택 축소 등 비용 절감 본격화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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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국내 주요 카드사들이 무이자·자동차 할부 혜택을 축소하는 등 디마케팅에 돌입했다.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급증한데다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여파로 채권시장에서 돈줄이 마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신한카드와 삼성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이 이달 온라인 쇼핑과 손해보험 등에 제공하던 6개월 무이자 할부를 3개월로 줄였다. 현대카드도 현대자동차 구매 시 12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제공했지만 이달 들어 3개월로 대폭 축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로 인해 카드사들이 비용절감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라며 “무이자 할부 기간을 줄이는 카드사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6%대로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은 여전채로 자금을 조달하는데 금리가 오를수록 그 비용도 크게 늘어난다. 올해 초 2.420%였던 여전채 AA+ 3년물 금리는 레고랜드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난달 21일 6.082%를 기록하며 6%대에 머물고 있다.

조달금리가 높아지면서 영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에 몰리자 자동차 할부 금리, 카드론 대출 금리 역시 오르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이달 국내 주요 카드·캐피탈사들의 자동차 할부 대출금리(할부 기간 60개월)는 평균 연 6~7%대로 이는 지난 3분기 평균 할부 금리보다 두 배 이상 뛴 수치다.

또한 9월말 기준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카드론(장기카드대출) 평균 금리는 13.02%로 연내 15% 돌파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카드사들의 자금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인상 기조에 따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금리도 인상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긴축적 통화 기조를 유지함으로써 물가 안정 기조를 공고히 하고 인플레 수준을 낮추는 것은 여전히 우선 과제"라고 밝히며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여전채의 금리 상승과 채권시장 경색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카드사들의 혜택 축소 움직임도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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