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수도권 6만가구 공급...규제 완화 효과 기대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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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주택시장 침체가 장기화 추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연말 밀어내기 분양을 앞둔 신규 단지들의 흥행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금리 인상과 건설비용 급등에 따른 분양가 상승의 불확실성에도 대형 건설사들이 보유한 브랜드 프리미엄의 수요가 증가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10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연말까지 수도권에 총 6만3873가구의 아파트가 분양될 예정이다. 이는 작년 동기간(2만2838가구)보다 두 배가 넘는 수치다. 지역별로는 경기가 4만5018(70.48%)가구로 가장 많고 인천 1만3504가구(21.14%), 서울 5351가구(8.38%)로 뒤를 이었다.

지방에서도 10~12월까지 총 6만 가구가 분양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고금리 기조 영향으로 현재 주택시장의 거래절벽이 심각한 가운데 자금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청약에 관망세로 돌아서며 미분양 리스크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9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4만1604가구로 집계, 전월(3만2722가구) 대비 27.1% 급증했다. 수도권은 7813가구로 전월(5012가구) 대비 55.9%, 지방은 3만3791가구로 전월(2만7710가구) 대비 21.9% 증가해 분양 시장 불안 조짐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불패 지역으로 꼽히던 수도권 브랜드 아파트에서도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25일 508가구를 모집한 경기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 뷰' 무순위 청약에 단 6명이 신청하는데 그쳤다. 앞서 지난달 이 아파트는 GTX 개발 호재로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을 기록했으나 전체 899가구 가운데 56.5%인 508가구가 미계약돼 무순위 청약으로 나왔다.

업계에서는 브랜드 단지가 갖춘 차별화된 상품성과 브랜드 가치로 기존 주택시장에서 가격 상승, 환금성 등이 꾸준히 입증돼 왔으나 얼어붙은 부동산 시장의 영향으로 예비 수요자들이 위축되자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규제 완화로 온기가 돌 것이라는 긍정적인 목소리도 있다. 정부는 서울과 경기 성남(분당·수정), 과천, 하남, 광명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했으며 무주택자 및 1주택자에 한해 주택 가격과 상관없이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일괄 완화한다고 밝혔다.

금리 인상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레고랜드발(發) 자금시장 경색으로 자금난을 겪는 건설업계를 위해 ‘미분양 주택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보증’도 확대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분양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건설사의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수요자들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며 “연말까지 2개월 남짓 남은 상황에서 미뤄졌던 대규모 브랜드 아파트들의 청약이 속속 실시되고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효과로 인기 지역 분양에는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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