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적용, 1kg 이하 소형제품 대상

소니 무선 이어폰 '링크버즈 S' <사진=소니>
소니 무선 이어폰 '링크버즈 S' <사진=소니>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소니가 플라스틱 포장재 전면 퇴출에 나선다. 플라스틱에 대한 국제 규범이 늘면서 경영 리스크 최소화 차원에서 플라스틱 줄이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내년부터 스마트폰, 이어폰 등 1㎏ 이하 소형 제품에 한해 플라스틱 포장재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는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다. 지난해 소니의 연간 제품 출하량 무게는 약 44만t 이었는데 이 중 포장재 무게가 약 9만t에 달했다. 특히 소형 제품 포장재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로, 소형제품 포장을 위해 쓰이는 플라스틱 양이 상당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소니는 플라스틱 대신 대나무, 사탕수수 등에서 추출한 원료로 개발한 신소재를 사용할 계획이다. 포장재 전환에 따라 증가하는 비용은 상품 사양을 조정해 충당한다. 종이 설명서도 제품에서 빼고 일러스트나 QR코드를 활용해 이를 대체한다. 이는 해외 수출품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TV, 컴퓨터 등 대형제품에서도 플라스틱 포장재를 단계적으로 뺄 예정이다. 대형 가전제품에는 파손 방지를 위해 발포 스티로폼 등을 써야하는데 이를 신기술로 대체할 계획이다. 사실상 모든 제품에 포장 플라스틱 사용 전면 금지에 나서는 셈이다.

소니 뿐 아니라 글로벌 주요 기업들 사이 탈(脫) 플라스틱 움직임은 이미 확산되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이 주요 시장에서 2030년까지 플라스틱 포장재에 재생원료를 30% 이상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플라스틱 사용 제한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상품 포장재에서 플라스틱 사용 비율을 4%까지 줄였다. 앞으로 2025년까지 전 상품의 포장재에서 플라스틱을 없앨 계획이다.

구글 네스트는 지난해 출시한 스마트 오디오인 Nest Mini와 올해 출시한 스마트 스피커 Nest Audio 제품의 외부 플라스틱의 70%는 재활용된 플라스틱을 사용했다. 구글은 2025년까지 하드웨어 제품에 사용되는 전체 플라스틱의 최소 50%를 재활용 또는 재생 가능한 재료를 사용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5년까지 모바일 제품 포장에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제로화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갤럭시Z 폴드4'와 '갤럭시Z 플립4' 제품 패키지에서 상당량의 플라스틱을 제거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경영 체계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플라스틱을 새로운 재료로 대체하는 움직임이 느는 추세" 라며 “기업 사이에서 플라스틱 대체 소재에 관한 제휴와 경쟁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재활용 산업 시장은 지난해 455억 달러(약 58조원)에서 연평균 7.5% 성장해 오는 2027년에 638억 달러(약 81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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