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량 감소 및 제품 가격 인하 불가피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IT(정보기술) 기기 사용 증가와 함께 급성장한 DDI(디스플레이구동칩) 시장이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소비 시장 침체에 따른 세트 제품 출하량 감소 영향으로 제품 가격 인하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우려 속 단기 DDI 시장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8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DDI 시장은 올해 124억달러(약 17조 1820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엔 올해 대비 13% 더 줄고 매년 한 자릿수 역성장까지 예상되고 있다.

DDI는 시스템반도체의 일종으로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역할을 한다. DDI는 노트북,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TV, 자동차에 이르는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아나패스, 매그나칩 등이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에 DDI를 공급하며, LG디스플레이는 LX세미콘에서 DDI를 공급받고 있다. 

DDI 시장은 코로나19로 인한  IT 기기의 수요가 늘면서 꾸준히 상승해 왔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족도 맞물려 DDI 가격 상승세는 지난해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 이에 LX세미콘은 지난해 매출 1조 8988억원, 영업이익 369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속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TV, PC, 태블릿, 스마트폰 출하량 감소와 함께 큰 폭의 시장 축소 전망이 나온다.

DDI 출하량이 줄며 가격 또한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TV 등 대형 디스플레이용 DDI 가격은 올 1분기 0.65달러로 최고치를 찍은 후, 2분기 0.62달러, 3분기 0.59달러, 4분기 0.56 달러를 기록하며 내림세다. DDI의 가격 하락은 내년까지 이어져 내년 4분기에는 0.51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DDI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LX세미콘과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의 실적하락도 예상된다. 이미 LX세미콘은 3분기 영업이익 604억원으로 전년보다 53.2% 감소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도 모바일·TV 등의 수요 둔화 여파로 DDI 수익이 크게 줄었다. 

또 내년 상반기까지 글로벌 TV 수요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LX세미콘 및 삼성전자 시스템 LSI의 DDI 매출 하락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LX세미콘 매출에서 TV 비중은 57%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까지 TV, 노트북 등 시장 축소가 전망됨에 따라 향후에도 DDI 가격 하락과 실적 감소가 예상된다"며 “전방산업이 경기 침체로 영향을 받은 상황이니 DDI 시장도 언제 다시 반등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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