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일 창립기념일 맞춰 회장직 올라
첫 공식 행보로 광주사업장·협력사 방문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11월 1일 삼성전자 창립일에 맞춰 회장직에 올랐다. 부회장 승진 후 10년 만이다. 이재용 회장은 별도 취임식 없이 일정을 소화 중이다. 그동안도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해 온 것은 물론 대외 위기 상황임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장 취임 후 첫 행선지로는 광주를 택했는데, 상생을 강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7일 삼성전자는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부회장의 회장 승진을 의결했다. 삼성전자 이사회는 "글로벌 대외 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책임 경영 강화·경영 안정성 제고·신속하고 과감한 의사결정이 절실하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결정이 나온 직후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삼성은 사회와 함께해야 한다”며 “고객과 주주, 협력회사, 지역사회와 함께 나누고 더불어 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장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도 광주사업장과 지역 협력업체 방문을 선택, 상생과 동행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용 회장이 별도 취임식 없이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는 것에 대해선 필요성이 크지 않기 때문이란 의견이 나온다. 4년 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되는 등 회장 직함만 달지 않았을 뿐 그룹을 진두지휘에 왔기 때문이다.

이재용 회장의 당면 과제로는 대외 위기 극복이 꼽힌다. 세계 경기 침체 우려 속 주요 핵심 사업 영역에서 글로벌 경쟁이 갈수록 심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대를 이끌 미래 먹거리 창출도 이 회장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거론된다. 이와 관련 조만간 삼성이 바이오와 인공지능(AI), 차세대 통신 분야 등에서 적극적인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그동안 이재용 회장 발목을 잡은 경영권 이슈에서 조속히 탈피, 투명하고 합리적 지배구조 개선을 이끌어야 할 것이란 목소리가 상당하다.

일각에선 이재용 회장 취임과 함께 과거 미래전략실과 같은 그룹 컨트롤타워 부할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은 부회장 취임 이후 그룹 포트폴리오 재편 및 신사업 투자 확대를 주도하며 리더십을 입증했다”며 “향후로도 더욱 과감하고 신속한 결정을 통해 그룹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재용 회장은 1968년 서울 태생으로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 게이오기주쿠대학에서 MBA를 취득했고 하버드 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삼성에는 1991년 삼성전자를 통해 입사, 경영기획팀 상무보·경영기획팀 전무·부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지난 2014년 부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갑작스레 쓰러져 입원한 뒤로는 그룹의 실질적 총수 역할을 수행해 왔고, 2016년 갤럭시 노트7 폭발 사고 이후로는 책임경영 강화 차원에서 등기이사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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