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 문경민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땅을 사들여 자신만의 왕국 '화이트 타운'을 건설하려는 남자. 그로 인해 삶이 송두리째 뒤흔들린 여자.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놓은 끔찍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 두 청년. '토지불로소득'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 ‘화이트 타운’은 대부분의 자산과 힘이 땅과 건물로 귀결되는 현 세태를 비틀며 곪아버린 우리 사회의 폐부를 정확히 찌른다.

부동산은 현대 사회, 그중에서도 특히 한국 사회의 민낯과 사각지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재산 형태다.

생활의 기본 요소인 주거와 아주 밀접하게 맞닿아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가장 잔인하고 냉정한 형태의 재산이 되기도 한다.

저자는 ‘화이트 타운’의 무게 중심을 그러한 '토지'에 부여함으로써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직후까지 닥치는 대로 쓸어 모은 막대한 양의 땅이 현대 사회에 들어와 '건물'로 치환되고, 그것이 곧 '사회 권력'이 되는 현실을 사회파 범죄 소설이라는 형식으로 재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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