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미디어/ 우샤오러 지음

 
 

[현대경제신문 안효경 기자] 변호사 판옌중의 아내가 갑작스럽게 사라진 사건을 시작으로, 성폭력 피해자의 진실성을 다루는 묵직하고 논쟁적인 사회파 미스터리다.

이 책은 자기 내면의 편견을 들여다보고 사람이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의 본질은 무엇인지 깊이 성찰하게 하며, 사회가 성폭력을 얼마나 깊은 편견으로 다루고 피해자를 재단하는지 바닥까지 파헤쳐 보인다.

이 책은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대중의 판결에 시달리는 작금의 현실을 똑바로 마주하도록 깨우친다.

“적당히 마음을 받아줬다면”,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늦은 시간 집 밖에 있지 않았더라면” 등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에게서 범죄의 원인을 찾는 문화 속에서 가해자의 책임은 축소되고, 피해자는 ‘순결한 피해자상’에서 약간의 결점만 발견되어도 비난받는다.

이 책을 통해 신경질적이거나, 불쾌하며, 때로는 폭력적이기까지 한 피해자의 진짜 모습을 만나게 됨으로써, 살아 있는 피해자는 ‘순결한 피해자상’과 다르며, 고통을 겪었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상처를 극복하려 하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는 피해자에게 거부감을 느낀다면 그 또한 자기 내면에 놓인 성폭력에 대한 편견을 직시하고 치열히 고민하는 계기가 될 것이며, 무의식 중 외면해오던 폭력의 실체를 대면하고 진실에 다가가는 통찰을 얻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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