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ABCP 보유 금융투자업체 11곳
채안펀드 여유 재원 통해 매입 재개 예정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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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강원도가 빚보증 의무 이행을 거부한 레고랜드의 자산유동화증권(ABCP)사태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시장에 대한 불안이 확산되자 금융위원회가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나섰다.

20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최근 상황이 전반적인 금융시장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필요한 시장대응 노력을 강화하라"고 특별지시를 내렸다.

금융당국은 우선 시장 안정 차원에서 채안펀드의 여유재원 1조 6,000억원을 통해 회사채 매입을 신속히 재개할 계획이다. 또한 추가 캐피탈콜(추가 수요가 있으면 투자금을 집행하는 방식)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증권사에 한국증권금융을 통한 유동성 지원 등도 적극적으로 시행해 나갈 계획으로 부동산 PF 시장과 관련해 시장 불안 방지 차원에서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조속히 마련 및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강원도가 빚보증 의무 이행을 거부한 레고랜드의 자산유동화증권(ABCP)을 국내 증권사 10곳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무소속)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내 10개 증권사와 1개 자산운용사는 아이원제일차가 발행한 레고랜드 ABCP 2,050억원을 나눠 보유하고 있다.

증권사별로는 신한투자증권(550억원), IBK투자증권(250억원), 대신증권(200억원), 미래에셋증권(200억원), 삼성증권(200억원), NH투자증권(150억원), 한국투자증권(150억원), DB투자증권(150억원), 유안타증권(50억원), KB증권(50억원)이 총 1,95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사 10곳은 모두 신탁 혹은 위탁계좌 등 법인 고객 계정에 편입된 것으로 파악됐다.

강원중도개발공사(GJC)는 2020년 레고랜드 건설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하고 2,050억원 규모의 ABCP를 발행했다. 그러나 아이원제일차가 부도 처리됐고 강원도는 지급보증을 섰지만 최근 GJC가 채권을 상환하지 못하게 되자 보증 의무를 이행하는 대신 법원에 GJC에 대해 회생 신청을 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현재 강원도는 GJC의 최대주주로서 지분 44%를 보유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강원도 레고랜드 PF ABCP 사태로 인한 시장 불안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면서 “채안펀드 여유 재원 1조 6,000억원을 통해 신속한 매입을 재개하고 추가 캐피탈콜(펀드 자금 요청) 실시도 즉각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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