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잔액 급증...'역 머니무브' 가속화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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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고금리 시대가 도래했다. 시중은행들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발맞춰 줄줄이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정기예금 금리가 4%를 훌쩍 넘어섰다. 금융권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되면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은행에서도 5% 정기예금 상품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일부터 적금 21종·예금 8종 등 총 29개 상품 금리를 최대 0.95%포인트(p) 인상한다.

'급여하나 월복리 적금', '주거래하나 월복리 적금'의 경우 1년 만기 기준 최고 3.95%에서 4.35%로, 3년 만기 기준 최고 4.25%에서 4.6%로 각각 0.4%포인트 인상된다. 중도해지를 하더라도 고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369 정기예금' 1년제의 경우 기본금리가 0.9%포인트 올라 최고 4.0%의 금리를 준다.

같은 날 KB국민은행도 정기예금 15종과 적립식예금 23종의 금리를 인상했다. 정기예금의 경우 최고 0.5%p 인상하며, 적립식 예금 중 KB국민프리미엄적금은 최고 0.6%p를 올렸다. 

앞서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 발표가 있은 직후 수신상품 금리를 올렸다. 우리은행은 지난 13일 19개 정기예금과 27개 적금상품의 금리를 최대 1.0%p 올렸으며, 신한은행도 14일부터 예·적금상품 39종에 대해 수신상품 기본금리를 최고 0.8%p 인상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5%대에 이어 6%대 정기예금 상품도 등장했다. 상상인계열 저축은행인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19일부터 회전정기예금 금리를 대폭 인상, 업계 최고인 최대 6.00%의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은행권 수신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주식 등에 쏠렸던 시중의 유동자금이 은행으로 옮겨가는 '역 머니무브'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245조4,000억원으로 8월 말보다 36조4,000억원 늘었다. 특히 정기예금이 32조5,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이달에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76조2,859억원으로 전달 말(760조5,044억원)과 비교하면 보름도 안 되는 기간에 15조7,815억원 증가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이달 빅 스텝에 이어 11월 한은 금통위에서도 추가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는 상황이라 안정성과 함께 높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은행 수신 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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