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재개 후 기초지수 괴리해소 목적 일괄매도
리스크 커 지수 종목 재편입은 당분간 어려울듯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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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신라젠의 거래가 재개되자 국내 대표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바이오 관련 ETF 포트폴리오에서 신라젠 보유 지분을 대거 매도했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지난 12일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고 신라젠의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신라젠 주식 거래는 지난 2020년 5월 거래정지 이후 약 2년 5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됐다.

2016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신라젠은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오른 항암치료제 개발 기업이나 문은상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2020년 11월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는 신라젠에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으나 개선기간이 끝난 후 올해 1월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2심 성격인 코스닥시장위원회는 올 2월 재차 6개월의 개선 기간을 부여한 바 있다.

거래 재개일인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일 첫날 신라젠은 직전 거래일 대비 29.47% 오른 1만850원에 장을 마감했고 14일 오후 12시 기준 다시 상한가인 전날 대비 29.95% 오른 1만4,100원에 거래 중이다.

하지만 이 같은 거래 재계와 신라젠이 스위스 바실리아사로부터 도입한 신규 항암물질 BAL0891의 기술도입이 마무리됐다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국내 운용사들의 바이오 관련 ETF에서 신라젠의 매도는 이어졌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신라젠이 4.05%를 차지해 전체 바이오 관련 ETF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코스닥150 바이오테크는 13일 이후 포트폴리오에서 신라젠이 사라져 거래가 재개된 13일 보유 물량 전액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바이오에서도 13일 전체 비중 중 2.51% 차지했던 신라젠 비중이 처분돼 14일 현재 KODEX바이오의 신라젠의 비중은 0%이다. KODEX 코스닥150의 신라젠 비중도 1.21%였지만 14일자로 전부 매도 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의 일괄적인 매도는 추종 지수에 신라젠이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며 “엑티브 ETF가 아닌 이상 운용사의 판단이 아닌 추종 지수에 따른다. 신라젠은 여러 악재가 겹쳐 지수에서 퇴출된 종목으로 거래정지 시기에는 매도가 불가했으나 거래 재개 후 매도가 이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위험성이 높아진 만큼 향후에도 세계적인 파장을 일으킬만한 신약 개발 같은 성과가 없는 이상 지수 종목 편입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도 “거래 재개 후 보유 시 기초지수와 괴리가 발생하기 때문에 거래 재개 후 매도가 진행됐다”며 “지금 같은 상황에서 높은 리스크를 부담하면서까지 지수에 종목을 편입하는 일은 당분간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기관투자자의 매도 움직임에 증권업계에서는 신라젠 주식 매도를 리스크 관리 차원의 일환으로 평가하며 개인투자자들이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2년 5개월 만에 거래가 재개되는 신라젠에 일시적인 수급 쏠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며 “기관이 매도한 것은 위험 관리 차원에서 대비를 했을 가능성과 상한가 근처에서 물량을 던졌을 가능성 모두 있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언제 하한가를 기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 주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타족들이 몰리면서 형성된 가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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