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2016년 이후 6년째 원료 도용 분쟁
미국선 메디톡스가 승…현지 기업과 합의
서울중앙지법, 12월 16일 1심 판결 예정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2016년부터 이어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보톡스) 원료 분쟁의 국내 1심 판결이 12월에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1부는 메디톡스가 대웅제약과 대웅을 상대로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금지 청구 소송의 판결을 12월 16일 내릴 예정이다.

이 분쟁은 지난 2016년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의 문제 제기로 시작됐다.

정현호 대표는 그해 말 “대웅제약이 균주의 전체 염기서열 370만~380만개 중 독소와 관련한 1만2912개를 공개했는데 이는 모두 메디톡신과 일치했다”고 주장했다.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인 메디톡신의 균주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주장이다.

메디톡스는 지난 2006년 국내 최초이자 세계 네번째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메디톡신을 출시한 곳이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 보다 늦은 2014년 4월 보툴리눔 톡신 주사제인 나보타를 출시했다.

반면 대웅제약은 지난 2006년 경기도 용인의 한 마구간 토양에서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검출했다고 반박했고 메디톡스는 2017년 10월 이 소송을 냈다.

메디톡스는 또 미국에서 보톡스 개발사인 엘러간(현 애브비)과 함께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와 제조공정을 도용했다”며 지난 2020년 2월 대웅제약과 에볼루스를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했다.

에볼루스는 미국에서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인 나보타의 미용 관련 적응증을 보유한 곳이다.

대웅제약이 2019년 2월 미국에서 나보타의 판매허가를 받자 현지에서 대응에 나선 것이다.

미국 소송은 메디톡스가 이겼다. 미국 ITC는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를 21개월간 수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최종 판결을 지난 2020년 12월 내렸다.

2개월여 뒤인 지난해 2월에는 엘러간과 메디톡스가 에볼루스와 지적 재산권 다툼을 끝내기로 합의했다.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미국 내에서 에볼루스의 나보타 판매와 유통 권리를 인정하고 에볼루스는 합의금과 매출에 대한 로열티를 메디톡스와 엘러간에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메디톡스는 또 미국에서 나보타의 치료제 사용 분야 유통권을 갖고 있는 이온 바이오파마와 지난해 6월 분쟁을 종결하기로 합의했다.

이온 바이오파마가 미국 등의 국가에서 나보타에 대한 제조 및 상업화 권리를 보유하는 대신메디톡스에 향후 15년간 라이선스 사용으로 발생하는 순매출 로열티를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이온 바이오파마는 또 지분의 20%에 해당하는 보통주 2668만511주를 메디톡스에 액면가로 발행했다.

이에 미국 ITC는 나보타를 21개월간 수입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의 최종 판결을 지난해 10월 무효화했다. 이에 나보타의 미국 진출 걸림돌은 사라졌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2017년 소송 제기 이후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이 한 치의 물러섬 없이 치열하게 다투면서 5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1심 판결마저 나오지 않다가 결국 이번에 법원의 첫 판단을 앞두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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