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수 8천만 북미 1위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커머스시장 선점 목표로 2조 3,000억에 인수
성장성·인수금액 문제로 부정적 전망 이어져

<사진=네이버>
<사진=네이버>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네이버가 신사업으로 북미 인터넷 중고시장 진출을 선언했지만 온라인 중고 거래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과 인수 가격 고평가 논란으로 주식 시장에선 냉랭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4일 네이버의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는 자체 플랫폼을 통한 온라인 기자회견을 통해 북미 1위 패션 C2C플랫폼 포쉬마크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이를 통해 북미 최대 패션 C2C(개인 간 거래) 플랫폼 ‘포쉬마크’로 커머스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인수금액은 2조 3,000억원에 달해 네이버 창사 이래 최대 금액 인수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포쉬마크는 국내 중고 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와 비슷한 중고 거래와 커뮤니티 서비스가 결합한 C2C 플랫폼으로 2011년 설립 이후 총 8,000만명 이상의 이용자를 확보했다.

포쉬마크는 미국 우편번호인 집코드(ZIP code)를 기반으로 이용자들에게 지역별 콘텐츠를 제공해 판매자가 자신의 옷장 속 옷을 피드로 공유하면 그를 팔로우한 구매자가 제품을 발견·거래하는 방식을 취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대규모 사용자를 보유한 북미 1위 패션 C2C 플랫폼인 포쉬마크와 함께 네이버는 북미 MZ세대를 더욱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글로벌 IT 산업 본진인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기업으로서 새로운 혁신과 도전을 거듭하며 한 단계 높은 성장을 기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이런 야심찬 계획에도 주식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인수를 발표한 4일 네이버의 주가는 전날 대비 8.79% 하락한 17만6,500원에 장을 마쳤고, 5일 12시 기준으로는 전일 종가 대비 5.38% 하락한 16만7,000원에 거래가 이뤄져 52주 내 최저치 수준의 주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시장의 냉랭한 반응에는 포쉬마크가 영위하고 있는 플랫폼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과 2조원을 상회하는 너무 높은 인수 가격에 대한 여파로 풀이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포쉬마크의 올해 상반기 매출 증가율은 10% 초반으로 2020년과 지난해 각각 27.6%, 24.6%를 기록한 후 하락했다"며 "네이버의 포쉬마크 인수 금액은 약 12억달러로 올해 실적 추정치 기준 주가매출비율(PSR) 밸류에이션은 3.2배(경영권 프리미엄 포함) 수준으로 불합리한 인수금액은 아니지만, 성장률이 회복되지 못한다면 가격 적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쉬마크 인수는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 전략의 일환이나, 적자가 지속하고 있는 플랫폼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가시성이 낮아 현재 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네이버의 향후 행보로 치열해지는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소규모 인수가 이어져 수익률 저하가 예상된다는 전망도 나왔다. 

김진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 필요했던 인수기 때문에 보다 작은 규모의 추가 기업 인수가 이어질 수 있다. 기존사업 성장률 둔화에 따른 멀티플 하락을 타개하기 위한 해외 성장 기업 인수는 장기 기업가치의 제고 요인이지만 마진율 하락과 경쟁 그룹 멀티플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하며 목표 주가를 기존 38만원에서 26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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