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 기조 속 회사채 발행 여건 악화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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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며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이 9개월 연속 감소한 반면 기업대출은 한 달 새 7조원 넘게 늘었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95조원으로 전월(696조 4,509억원)에 비해 1조4,000억원 가량 줄었다.

이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들어 9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월 707조 6,895억원이었던 대출 잔액은 9개월만에 12조 6,895억원이나 줄었다.

주택담보대출은 한 달 새 1조원 늘었지만, 최근 연이은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이자율이 높은 신용대출은 127조 6,000억원에서 125조 5,000억원으로 2조1,000억원 감소했다.

반면 지난달 기준 이들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694조 8,990억원으로 전달(687조 4,271억원) 보다 7조 4,719억원이나 늘었다.

주식·부동산 시장 침체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한데다가 회사채 발행 여건이 악화하면서 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대기업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의 대기업 대출 잔액은 100조 4,823억원으로 전달 말(96조 7,000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 새 3.9%(3조 7,000억원) 늘었다.

올해 들어 월별 대기업 대출 증가 규모는 지난 1월 1조 9,000억원에서 2월 1조 4,000억원, 3월 3,000억원으로 감소하다가 4월 1조 5,000억원, 5월 2조 3,000억원, 6월 1조 9,000억원, 7월 2조 7,000억원, 8월 2조 1,000억원에 이어 9월에는 4조원에 육박하는 등 전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594조 4,000억원으로 전달 말(590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0.6%(3조 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리 상승 기조에 회사채 발행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기업대출이 늘었다”며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은행들이 기업대출을 강화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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