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예대마진 영업 한계 직면
프라이빗뱅킹 통해 비이자이익 확대
부동산·세무 등 원스톱 서비스 인기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시중은행들이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Wealth Management) 사업 강화에 나섰다. 예대마진에만 의존하는 전통적인 수익구조로는 급변하는 금융환경 속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들다는 판단에 자산관리를 주축으로 비이자수익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프라이빗뱅킹(PB) 센터 고급화에 방점을 두고 자산관리부터 부동산·세무 등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 점포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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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자산가 대상 특화점포 오픈

KB금융그룹은 지난 13일 서울의 대표적인 부촌인 압구정동에 국내 최대규모의 종합자산관리센터인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GOLD&WISE the FIRST)’를 오픈했다. 지하 2층, 지상 7층으로 구성된 총 9층 규모의 센터에는 15개의 고객상담실과 1,400여 개의 최신식 대여금고가 마련돼 있다.

‘KB 골드앤와이즈 더 퍼스트’는 올해로 20주년을 맞는 KB금융의 프라이빗뱅킹 브랜드인 ‘KB GOLD&WISE’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금융자산 30억원 이상의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KB국민은행, KB증권 프라이빗 뱅커들과 투자, 세무, 부동산, 법률, 신탁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원팀을 이뤄 고객을 관리하는 모델을 적용했다.

여기에 ‘KB형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 서비스’를 통해 개인자산을 포함해 법인, 재단 등 본인의 모든 자산에 대한 부(富)의 증식·이전·가업승계까지 고려한 신탁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기업형 SOHO 및 개인대출’ 등도 원스탑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앞서 지난 4월에는 서울 용산구 한남동 르베이지빌딩에 개인·기업 복합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특화점포인 ‘KB GOLD&WISE 한남 PB센터’를 신설했다. 한남 PB센터에서도 자산관리뿐만 아니라 대출 상담도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세무·법률·부동산, 가업 상속설계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 집단인 WM스타자문단이 제공하는 맞춤형 자산관리 솔루션 제안 및 종합 상담서비스도 가능하다.

KB금융은 현재 the FIRST 1곳을 포함해 스타PB센터 4곳, PB센터 18곳, BIB(Branch In Branch)형 PB센터 8곳 등 등 총 31곳의 PB센터를 운영 중이다.

Club1 한남 객장 내부. <사진=하나은행>
Club1 한남 객장 내부. <사진=하나은행>

하나은행은 지난 8월 자산규모 300억원 이상의 초고액 자산가 및 가문을 대상으로 한 ‘하나 패밀리오피스&트러스트’를 출시했다.

‘하나 패밀리오피스&트러스트’는 전통적 '패밀리오피스' 서비스와 신탁을 활용한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인 '리빙트러스트'를 결합해 만든 하나은행만의 차별화된 VVIP서비스로, 하나은행의 프리미엄 PB채널인 ‘Club1(클럽원)’을 통해 금융권 최고 수준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원한다.

하나은행은 'Club1 PB센터'와 'Club1 한남 PB센터'에 부속센터를 개설했으며 향후 일반 PB센터와 골드클럽으로 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 패밀리오피스&트러스트’는 자산 증식, 가업의 유지와 승계, 자산의 안적정인 이전(상속)과 승계, 사회공헌과 봉사 등 손님의 눈높이에 맞춘 종합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라이프케어 전담팀'을 통해 자녀 세대의 교육 및 결혼에서부터 가족 모임과 여행 준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비재무적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이밖에도 PB, 리빙트러스트 컨설턴트, 법률, 세무(회계), 부동산 등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자산관리 자문단'을 손님별로 운영하고, 자문단이 직접 손님을 찾아가는 최상의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신한PWM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에서 진행된 개점식에서 안효열 신한금융그룹 WM그룹장(왼쪽 다섯번째), 이병열 신한금융투자 IPS그룹장(왼쪽 일곱번째)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위치한 신한PWM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에서 진행된 개점식에서 안효열 신한금융그룹 WM그룹장(왼쪽 다섯번째), 이병열 신한금융투자 IPS그룹장(왼쪽 일곱번째) 및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신한금융그룹>

PB서비스 고급화 경쟁 치열

신한금융은 지난 2월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의 초고자산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새로운 자산 관리 브랜드 ‘신한PWM 패밀리오피스’를 선보였다. 기존 신한PWM Privilege 서울센터와 강남센터 두 곳을 신한PWM 패밀리오피스 센터로 전환한데 이어 지난 8월에는 ‘신한PWM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를 개점해 현재 3개의 패밀리오피를 운영 중이다.

신한금융은 기존 개인금융 자문 서비스를 너머 가문, 기업의 2세 승계와 같은 생애주기를 고려한 1대1 초밀착 토탈 솔루션을 제공한다.

특히 PB팀장을 비롯한 기업컨설팅, 세무, 부동산, 법률, 회계 등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컨설팅 조직이 상시 대면·비대면 상담을 제공해 초고자산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기관투자자급 공동투자, 클럽딜 기회 등을 제공함으로써 새로운 투자기회를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단순 부가서비스 혜택을 넘어 고객별 관심사에 맞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비금융 멤버십 서비스도 대폭 확대했다.

신한PWM 패밀리오피스 고객은 VVIP 전문 컨시어지 서비스를 통해 다양한 문화공간 예약부터 투자 세미나 참여, 공익활동 자문 등 다양한 멤버십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지난달 개점한 ‘신한PWM 패밀리오피스 반포센터’는 VIP 라운지, 와인바, 미디어룸 등 다양한 모임과 각종 문화 이벤트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고객맞춤형 커뮤니티 공간도 제공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과 시대의 요구에 귀 기울여 초고자산가 및 가문을 대상으로 신한만의 독창적인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한국씨티은행 출신의 최우수 자산관리 인력을 영입해 서울 역삼동에 초고액 자산가 대상 특화점포인 ‘Two Chairs Exclusive(TCE) 시그니처센터’에 투입했다.

Two Chairs Exclusive(TCE)는 금융자산 30억 이상의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PCIB 적용모델을 적용한 영업점이다. PCIB 모델은 프라이빗뱅킹(PB)업무와 기업․ 투자금융(CB ․ IB)업무를 결합한 고객 서비스로 기존 개인고객의 자산관리 뿐만 아니라 법인고객의 자산관리와 자금조달까지 지원하는 종합 금융솔루션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프라이빗뱅킹(PB) 업무 노하우가 뛰어난 한국씨티은행 인력과 함께 우리은행의 강점을 융합하여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품격 있는 금융서비스 제공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비이자이익 확대 ‘잰걸음’

시중은행들이 자산관리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예대마진이라는 전통적 은행의 수익원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서다. 은행들은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를 맞아 예금금리 대비 대출금리를 빠르게 늘리면서 이자장사만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4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15조3,361억원으로 전년 동기(12조6,051억원)에 비해 21.7% 증가하며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갱신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증시 불황, 고환율 여파에 1조212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조6,490억원) 38.1%나 줄어든 것이다. 그나마 자산관리 부문이 선방하며 유가증권 평가익 및 외환·파생거래 손익을 상쇄했다.

KB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WM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2,910억원) 대비 소폭 감소한 2,06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62억원, 90억원 감소한 1,452억원, 1,300억원의 WM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역대급 이자이익을 올리며 대부분의 은행들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이자이익만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가기엔 한계가 있어 비이자이익의 수익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며 “이에 최근 은행들의 일반 영업점을 줄이는 상황에서도 WM 특화 점포는 늘리는 등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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