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현 산업부 기자
하지현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출시한 5G 중간요금제가 대동소이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가장 먼저 5G 중간요금제를 출시한 SKT는 월 5만 9000원에 24GB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선보였다. 상반기 기준 5G 가입자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23.6GB~27.2GB) 가운데 가장 사용량이 적은 2월 평균 데이터량을 기준으로 설정했다.

KT와 LG유플러스는 SKT보다 데이터 제공량과 가격을 조금 높인 중간요금제를 내놨다. KT 요금제는 월 6만 1000원에 데이터 30GB를, LG유플러스는 같은 가격에 31GB를 제공한다. 

이통3사 중간요금제 구성이 비슷하다 보니 요금제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격은 2000원 밖에 차이가 없고, 데이터도 최대 7GB 차이에 그쳐 차이가 없는 거 아니나"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기존 5G 요금제는 데이터 사용량 월 6GB와 100GB 이상으로 극단적으로 양분된 상황이었고 이에 마련된 것이 5G 중간요금제다. 당연히 다양한 가격대 상품이 출시돼야 새로운 요금제 도입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 

통신사들의 이런 모습이 처음도 아니다. 3사는 5G 상용화 이후 요금제 차별화 전략에 소극적인 모습으로 일관했고, 경쟁사가 발표한 요금제 정보를 입수한 뒤 유사한 요금제를 내놓는 이른바 베끼기 전략 또한 횡행했다. 

e-SIM(내장형 가입자식별모듈) 도입에 따라 하나의 단말에서 두 개 번호를 이용할 수 있는 듀얼폰 전용 요금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듀얼 요금제를 가장 먼저 선보인 KT가 월 8800원으로 가격을 책정하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세부 조건에서 다소 차이를 둘뿐 똑같은 가격대 요금제를 출시했다. 

최근 통신사들은 비통신 부문 역량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통신업 성장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 3사가 판박이 요금제를 출시하는 이유 또한 성장 가능성 낮은 통신 시장에서 과도한 출혈경쟁을 피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해서 소비자 선택권을 빼앗는 현재 같은 요금제 구성은 옳지 못한 행동이다. 본업에 충실하며 소비자를 위할 줄 아는 통신업계가 되길 바라본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