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영점유율 50%↑ 영화 11편
개봉작 줄자 대형영화가 스크린 독점
개봉 시늉만 내는 ‘꼼수개봉’도 늘어

12일 서울 한 영화관의 모습. <사진=연합>
12일 서울 한 영화관의 모습.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대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과 상업적 활용을 위한 생색내기용 ‘꼼수 개봉’이 최근 몇 년 사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 개봉 영화 현황’ 자료를 인용, 최근 5년 사이 대형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사례가 크게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018년 개봉 당일 상영(스크린) 점유율이 50%를 넘어선 작품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72.8%),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57.1%), ‘앤트맨과 와스프’(50.2%) 등 3편이었다.

그러나 올해는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74.4%), ‘범죄도시 2’(67.2%), ‘공조 2: 인터내셔날’(63.6%)을 포함해 11편으로 크게 늘었다.

스크린 점유율이 과반 이상인 작품 수를 연도별로 보면 2018년 3편에서 2019년 5편, 2020년 8편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5편으로 감소했다가 올해 다시 11편으로 급증했다.

팬데믹 이후 전체 개봉작이 꾸준히 감소한 것을 고려하면 전체 영화 중 절반 이상의 스크린을 차지한 작품의 실제 비중은 더욱 높아진 셈이다.

2018년 총 1861편이 개봉한 반면 올해는 약 3분의 2에 불과한 1251편이 개봉했거나 개봉할 예정이다.

또 극장 개봉작이 ‘극장 동시 개봉’ 타이틀을 달고 인터넷TV(IPTV)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에서 비싼 값에 판매되는 것을 노린 배급사들의 꼼수 개봉도 증가했다.

최근 5년간 극장에서 10회 이하 상영된 영화 비율은 2018년 54.81%에서 2022년(개봉 예정작 포함) 68.03%로 13.22%p 증가했다. 5회 이하 상영된 영화도 54.27%에서 67.15%로, 1회 상영 영화는 52.23%에서 60.27%로 각각 늘었다.

10회 이하 상영 영화 비율을 연도별로 보면 2018년 54.81%, 2019년 59.08%, 2020년 62.55%, 2021년 61.96%, 올해 68.03%로 전반적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이들 작품 중 대다수는 누적관객수가 채 20명도 되지 않았다.

실제로 올해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둔 영화 1251편 중 누적 관객 20명을 넘지 못한 작품은 794편(63.46%)이다. 관람객이 단 한 명인 작품도 543개(43.40%)에 달한다.

전재수 의원은 “꼼수 개봉과 스크린 독과점 같은 근시안적 불공정 행위는 공정한 기회와 다양성을 침해해 장기적으로 영화산업발전에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며 “업계의 자정활동과 함께 제도적 장치 마련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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